서울에서 순천으로
이사를 오자마자
마당에 교실 두 칸을 들여놓고
개 코보다 작은 사무실을 들여놓고
그 중간 윗부분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순천본부라는 간판도 걸었다
심훈은 상록수에서
한국의 농촌계몽운동으로
교육에 열정을 바쳤고
알퐁스도데는 마지막수업에서
칠판에 프랑스 만세라고 써놓고
뒤돌아서서 눈물을 삼켰다는데
나는 누구를 위해서
남도 끝 여기까지 와서
어쭙잖은 교실을 만들었을까?
체면불고 텃밭에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ㅊ’ 자로 시작하고 ‘ㅊ’자로 끝나는
청양고추에게 손나팔을 귀에 대고 물어보았다
그도 내 귀에 대고
심은 대로 거두기 위해서
라고 말해주었다
세종대왕님 죄송합니다 당신이
훈민정음을 지어주신 오백예순일곱 해 만에
한글날이 법정공휴일로 재 지정되었습니다
제 이름은 양심이에요 드디어
양심시대가 도래 되었어요 당신이 읽기 쉽고
쓰기 쉬운 한글을 만들어주셨으니 저도 세종대왕님처럼
지구촌 식구들이 한글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어요
청양고추처럼 맵디매운 일생을 살아가면서
처음도 끝도 ‘ㅊ’자로 이 세상을 빛내고 싶어요
▲오양심 시인
한글날 노래/ 최현배 작사·박태현 작곡
1절
강산도 빼어났다 배달의 나라
긴 역사 오랜 전통 지녀온 겨레
거룩한 세종대왕 한글 펴시니
새 세상 밝혀주는 해가 돋았네
한글은 우리 자랑 문화의 터전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2절
볼수록 아름다운 스물넉 자는
그 속에 모든 이치 갖추어 있고
누구나 쉬 배우며 쓰기 편하니
세계의 글자 중에 으뜸이도다
한글은 우리 자랑 민주의 근본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
3절
한겨레 한 맘으로 한 데 뭉치어
힘차게 일어나는 건설의 일꾼
바른길 환한 길로 달려나가자
희망이 앞에 있다 한글 나라에
한글은 우리 자랑 생활의 무기
이 글로 이 나라의 힘을 기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