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수필] 낙안읍성으로 쏟아지는 빗줄기

관리자 2020-07-16 (목) 07:39 3년전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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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참살이 대표

 

초여름빗줄기가 거세다.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장대비를 쏟고 있는 듯하다. 낙안읍성 초가지붕으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심상치 않다. 빗줄기 따라나서는 사람들의 마음도 착잡하다. 아니다 초가지붕 낙숫물 따라 나서는 시인의 마음까지 빗줄기에 사로잡히고 있다.

 

낙안읍성 초가지붕에/ 세차게 떨어지는 빗방울은/ 추녀 끝 집시랑 물로/ 수직선을 긋다가/ 수평선을 긋는다// 어느 듯/ 고향을 잃어버린 빗방울은/ 옆으로 모아지고/ 밑으로 모두어서/ 이정표 없는 곳/ 낮은 곳만을 찾아드는/ 유랑시를 쓰고 있다 생략- 김용수, 집시랑 물 시의 일부

 

비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독특한 자연요소임에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가 하면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비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은 개개인마다 다르다. 하지만 비와 사람의 관계에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두 갈래의 유형으로 나누어 질 것이다. 그 중에서 다수의 사람들은 후자를 택할 것이다.

 

왜냐고 묻는다면 햇빛을 차단하고 습기를 동반하는 관계로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할 뿐 아니라 불쾌지수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폭우가 쏟아지는 장마철이면 수해의 위험과 각종재난의 위험을 안고 있기에 더욱 우려하는 것이다. 어쩌면 걱정거리의 산물인지도 모른다.

 

반면 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풍부한 감수성으로 비와 연관된 자신만의 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 것이다. 쏟아지는 빗소리와 빗방울을 따라 한없는 여행을 떠나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에 씻기는 온 대지의 신선함에 도취될 것이다. 게다가 비가 그친 뒤, 산과 들은 연두 빛 녹색으로 향긋한 냄새를 풍긴다. 파란 하늘을 드러낸 자리에 새하얀 구름 몇 점이 떠도는 광경이야말로 대자연의 극치가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도 이번 낙안읍성 초가지붕으로 쏟아지는 장대비는 재난의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루 내내 쉬지 않고 내리는 빗줄기가 심상치 않았고 많은 물량의 비가 쏟아졌다. 초가지붕이 빗소리를 잡아주어서인지, 빗소리는 요란하지 않았지만 강수량은 100미리가 넘은 것 같다. 낙안읍성은 여느 때와는 달리 미리서부터 각종 배수구점검과 재해재난 예방을 철저하게 했다. 그래서인지, 낙안읍성 내의 재난은 발생하지 않았었다. 어쩌면 낙안읍성 국가안전대진단 덕분이 아닐까 싶다.

 

지난 9일이었다. 허석 순천시장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참관한 순천시 낙안읍성주민 안전교육 및 국가안전대진단이 실시됐었다.

 

이날 행사에는 순천시장과 문화재청장이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으며, 밀집된 300여 채의 초가집의 재난발생시 초기대응의 안전교육에 관한 설명도 가졌었다. 게다가 119 낙안지역대의 협조를 받아 문화재분야 국가안전대진단 시설점검과 화재진압, 인명대피 훈련 등 소방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방재설비 사용법을 시연하기도 했다.

 

특히 이 행사는 주민간담회를 갖고, ‘낙안읍성 ICT기반 스마트 빌리지 구축사업읍성 내 지중전력 간선 정비사업등을 순천시가 건의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측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무척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화재청의 긍정적인 검토와 반응은 우리의 보물을 빛나게 하는 활력소였다. 순천의 보물은 대한민국의 보물이며 지구촌의 보물이다. 항상 보존하고 가꾸어야 한다. 세찬 빗줄기로 씻겨 내린 산과 들처럼 산뜻한 미소를 머금었으면 좋겠다. 특히 이번 장대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씻겨 내려갔으면 좋겠다.

 

아무튼 이번 낙안읍성으로 쏟아지는 빗줄기는 큰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재난대비를 서둘렀던 문화재청과 순천시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