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심 칼럼]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

오양심 2023-10-24 (화) 13:00 6개월전 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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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이사장

 

김치는 한국인을 대표하는 발효음식이다. 우리 조상님들은 순수 우리말로 ‘지(漬)’ 또는 ‘짐채(沈菜)’라고 했다. 짐채가 변하여 딤채가 되고 구개음화 현상이 일어나서 오늘날 김치가 되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김치는 감칠맛이 나고 곰삭은 맛이 나고 홍익인간 냄새가 나는 대한민국 고유문화유산 김치이다.


김치는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 중국 최초의 시집인 ‘시경’에서부터 선보이고 있다. ‘시경’에 “밭두둑에 외가 열었다. 외를 깎아 저(菹)를 담그자.”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아채 절임 '파오차이'를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중국의 ‘파오차이’는 소금에 절인 채소를 발효하거나, 끓인 뒤 발효하는 염장 채소로, 서양의 피클에 가깝다. 물론 채소를 절이는 것은 예부터 전 세계 어디에나 있었던 일로 서양에서도 채소절임을 피클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김치는, 배추나 무, 열무, 갓, 고들빼기, 콩잎, 오이, 파, 깻잎, 부추 등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채썬 무, 젓갈 등의 혼합양념을 버무려 발효시킨 것을 말한다. 미국의 햄버거, 인도의 커리, 독일의 소시지, 러시아의 보드카처럼 한국의 김치는 대한민국 음식문화로 세계 각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1816년(순조16)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무우·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다/ 앞냇물에 정히 씻어 함담(鹹淡)을 맞게 하소/ 고추·마늘·생강·파에 젓국지 장아찌라/ 독 곁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요/ 양지에 가가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등 김장에 대하여, 1849년(헌종15)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김장과 장 담그기는 일 년 중 2대 행사라고 적혀있다.


김치는 종류나 먹는 시기에 따라 담는 그릇이 달랐다. 정성을 다하여 만든 항아리가 김치의 제 맛을 냈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 땅이 풀린 직후의 흙을 빚어서 이른 봄에 처음 구운 독에 넣어야 잡냄새가 나지 않았다. 또한 김치를 5℃ 정도에서 4∼6주간 보관하여 얼지 않고 시지 않도록 했다. 김치항아리를 짚에 싸 깊이 묻어서 온도변화를 막았고, 김치항아리에 김치를 단단히 눌러서 넣고, 위에는 우거지를 덮어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여 산패를 막았다.


우리나가 김치가 세계인에게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6.25 전쟁 때부터였다. 미국인들은 한국을 말할 때, 한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묘사할 때도 김치 냄새를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여종의 한국 김치가 세계적인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였다. 2000년에는 일본·미국·영국 등에 7,900만 달러의 김치를 수출했고, 2001년 7월 5일에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김치가 ‘국제식품’으로 공인되어 해외로의 수출 전망이 밝아졌다.


2010년부터는 K-팝을 중심으로 한국의 영화·드라마·게임 등이 아시아를 뛰어넘어, 중남미·북미권·유럽까지 널리 퍼지면서 한국관광, 한국쇼핑, 한국패션, 한국게임, 한국문학, 한국음식 등 연관 분야로 범위가 늘어난 새로운 풍조의 신한류 열풍이 광범위해졌다. 특히 우리나라 김치는 건강식품으로 비만과 암을 예방하고, 혈압을 낮추고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잘 익은 김치의 풍부한 유산균은 장을 깨끗하게 하는 정장작용으로 변비와 대장암도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김치에 대하여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 말하고 있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속담이 있다. 대한민국의 김치 맛은 직접 먹어봐야 맛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묵은 김치 맛을 맛본 사람은, 김치라는 말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현상을 느낄 수가 있다. 먹을수록 당기는 맛, 살아서 숨 쉬는 감칠맛, 독특하다 못해 곰삭은 맛이 모든 신경을 사로잡아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오늘도 오대양 육대주 어딘가에서, 자랑스러운 우리 한국인이, 또한 해외동포가 김치 담그기 행사로 한국문화를 선보이고 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우리나라 김치 맛을 알리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