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나무를 생각하고 있다.
그가 산속에서 살고 있다면
그 속에 들어가 매화꽃이 되고 싶다.
햇빛이 찾아오면 햇빛과 놀고
바람이 찾아오면 바람과 놀고
폭설이 내리는 캄캄한 밤중에는
둘이 한방에서 한 이불을 덮고 싶다.
따스한 햇살이 아침을 열면
그가 그리워했던 나의 이름만큼
내가 보고 싶었던 그의 이름만큼
가지마다 핏빛 꽃망울 피우고 싶다.
▲이광희 作
시인은 나무와 꽃을 사람으로 의인화하고 있다. 꽃과 나무를 사물화하여 존재의 깊이를 관찰한다. 꽃과 나무라는 사물을 상대적 대응체로 대상화하고 있다.
시인은 사물과 인간을 빗대어 의미 있는 사랑을 말하고 있다. “폭설이 내리는 캄캄한 밤중에 한방에서 한 이불을 덮고 싶다”고 태연하게 고백한다.
시인이 써내려간 상상력의 깊이와 넓이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가 그리워했던 나의 이름만큼 내가 보고 싶었던 그의 이름만큼 가지마다 핏빛 꽃망울을 피우고 싶다”는 대목에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문학에스프리 대표, 시인/ 박세희>
<이광희 작가 꽃 사진 모음>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