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호 건강칼럼] 무병장수의 근본은 정신이다

장서호 2019-08-13 (화) 13:22 3개월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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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호/ 한국전통궁중의학연구원 원장>

 

정신(精神)의 뿌리는 기()이다.’라는 옛말이 있다. 기는 생명의 근본으로 무병과 장수를 기약한다. ()는 호흡의 문호(門戶)로 우리 인체의 장기를 통틀어서 말한 오장육부이고, 인체의 기혈이 운행되는 십이경맥이며, 상초, 중초, 하초로 이루어진 삼초이다. 두개의 신장 사이에 위치해 있는 기()는 정()의 근원이고 우리 몸을 지키는 신()'으로 무병장수의 근본이 된다.

 

사람의 기는 어머니 태를 통해 호흡한다. 태어나서 탯줄을 끊으면 한 점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배꼽 밑에 모인다. 사람에게서 기()보다 앞서는 것이 없다.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것이 우선순위이다. , , , , 살갗, 의식이 모두 기로 되어 있다. 기가 아니면 소리와 빛깔, 냄새와 맛 같은 촉감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몸은 숨을 내쉬면 하늘의 근본과 맞닿고, 숨을 들이쉬면 땅의 뿌리에 맞닿는다.

 

천지(天地)의 기는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와 하루에 수백 번 주행한다. 매일 밤 23시부터 새벽 1시에 왼쪽 발바닥 한가운데 있는 용천혈(涌泉穴)에서 양기가 일어난다. 왼쪽 다리와 배, 옆구리와 팔을 돌아 위로 정수리의 숫구멍까지 올라간다. 11시부터 13시에는 숫구멍에서 떠난다. 그 다음에는 오른쪽 옆구리와 배 그리고 다리 부위를 돌아 내려와, 오른쪽 발바닥 한가운데에 와서 멎는다.

 

()가 살고, 기가 죽는다는 말이 있다. 정신이 나고 죽고에 따라서 우리 몸에서는 각종질환이 생긴다. 질병은 체내에 있는 기가 순조롭게 돌지 않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우리의 조상님들은 기를 잘 기르고 보존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재산이나 명예 따위의 세속적 욕망에 흔들리지 않았다. 생리적 필요에 충실하기 위해서, 연금술과 호흡법을 개발시켰다.

 

기가 차다’. ‘기가 막히다’. ‘정신이 없다’. ‘정신이 빠져서 얼떨떨하다’. ‘정신을 차리지 못해 숨을 쉴 수가 없다’. ‘한동안 얼이 빠져 있다가 정신을 차렸다’. ‘잃어버렸던 정신이 되돌아왔다’. ‘정신을 놔두고 다닌다’. ‘정신은 쏙 빼서 개 주었냐?’. ‘정신이 죽었다는 문장 등도 무병장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부터 생겨난 관용어와 속담이다.

 

우리는 지금 고령화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광복을 맞은 지 70여 년이 지나도록 서양의학의 침범으로 기()의 사유가 끊겨 있다. 양로원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우리의 전통의학이 무병장수의 도구로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게 기운을 북돋아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