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칼럼] 청암대학과 순천시 도서관

오양심 2019-01-30 (수) 12:46 5년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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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시인 한세연순천본부장>

순천시에 도서관바람이 불고 있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도시답게 기적의도서관을 비롯해 시립도서관, 대학도서관, 작은 도서관 등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도서관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사방팔방에서 불어오는 그 바람은 아마도 하늘나라 선녀님들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 그 사람의 자태와 행적은 곱디곱다. 인자하면서도 온화한 성품으로 인격까지 가꾸게 한다. 아니다. 격이 있는 삶을 살게끔, 마음의 양식을 쌓게 하는 지식과 지혜의 보물창고를 두게 된 것이다. 

도서관이 많은 도시일수록 삶의 질이 높을 뿐 아니라 행복감도 높다. 그것은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과 지혜를 지역사회문화와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서관문화는 건전한 사회를 이끄는 소통과 화합을 직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순천청암대학 안채순 도서관장과 정영근 팀장은 도서관 사업이 남다르다. 대학도서관 리모델링과 시설환경개선사업을 추진키 위해 선진대학도서관을 직접견학하고 전반적인 운영방안 및 실태조사는 물론 도서관 발전기금까지 모으고 있다.

특히 도서관장인 안채순 교수는 자신의 제자들과 지인들을 찾아다니면서 열악한 모교 도서관현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협조와 도움을 청했다. 그 결과 8천만 원이라는 발전기금이 모아졌으며, 동문들의 모교사랑도 짙어졌다.

그는 청암대학 고) 강길태 총장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간호학과의 분신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간호고등학교와 간호전문대학을 걸쳐 청암대학교 간호학과 지킴이었다. 실제로 그는 청암 대학의 살아있는 역사이고 백의천사를 길러낸 참스승이다. 파독간호사 길을 나선 언니들과의 소통과 함께 제자들의 안위를 염려하며 굳건하게 상아탑을 지켜왔었다. 항시, 제자들의 성장을 위해 물신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안했다. 그는 올 6월에 정년퇴임이다. 그럼에도 청암 대학의 미래를 향한 도서관시설 환경개선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자신의 제자로부터 받은 상처였다. 그 상처는 제자의 어리석음이었다. 자신의 전문분야인 간호학과를 떠나 타부서로 가야만했던 아픔을 견뎌야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심정이었지만 인고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순천시도서관의 현황을 살펴볼까 한다. 순천시는 지난 2003년, 연향동기적의 도서관 1호관이 건립됐다. 이때부터 도서관문화는 비약적으로 성장했었다. 2012년에 현재 중대규모의 공공도서관 6개소와 시립 작은 도서관 2개소로 8개의 도서관이 생겼다. 읍면동 지역의 45개의 작은 도서관까지 모두 합치면 60여 개가 넘는 도서관이 운영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형적인 성장일 뿐 내형적인 성장은 더디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순천시 도서관현황의 이미지는 매우 선망적이다. 28만인구의 작은 도시에서 60여개가 넘는 도서관이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내부에서 바라보는 순천시 도서관현황은 속빈 강정이다. 그동안 순천시의 도서관 정책은 도서관을 짓는 외형적인 성장에만 관심을 쏟았을 뿐 내실 있는 도서관운영에는 무관심했다. 예를 들어 공공도서관 운영을 위한 관리 인력 및 예산 지원에는 인색했다. 게다가 적은 인력난에도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을 살리지 못했다.
 
특히, 전문사서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도서관법에서는 도서관의 면적이나 장서에 따라 문헌정보학 학사나 그 이상의 자격을 가진 사서를 배치하도록 되어 있다. 굳이 도서관법을 따지지 않더라도 인력과 시설개선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빈약한 내형적인 인력과 예산을 충족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칫 겉만 번지레한 순천시의 도서관으로 인식될까 우려된다. 시설과 운영이 부실해지면 도서관서비스의 질도 낮아진다. 따라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빈도도 낮아진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정책을 펴야 한다. 관리운영과 인력문제, 노후 된 도서관 시설보완 등 각종 현안사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또 작은 도서관의 내실화를 통해 소통과 화합을 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순천청암대학 안채순도서관장의 소신 있는 행동철학이 진정성을 보여주듯 순천시도서관 운영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할 것 같다. 70주년 시 승격을 기념하고 1000만 관광객을 맞이하는 뜻에서 모퉁이바람을 잠재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