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양심 칼럼] 한글 선교를 빛의 속도로

오양심 2021-10-11 (월) 05:33 2년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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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이사장

 

 

부지불식간 (不知不識間)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생각지도 알지도 못했던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는 뜻이다. 세계는 지금 전염병 대유행 (팬데믹 pandemic)시대에 당면해 있다. 보건과 위생을 담당하는 국제협력기구인 세계보건기구 (WHO),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전염병 경보단계인 1단계에서 6단계로 나눈 경보 중에서, 최고 위험등급에 해당하는 팬데믹 (pandemic. 전염병 대유행시대)이라고 발표했다. 이 험난한 시간 앞에서도, 600여 년 창제역사를 가진 또한 136년 선교역사를 가진 한글은 비대면이라는 날개를 달고, 세계 각국에서 빛의 속도로 맹활약을 떨치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악명 높았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은 중세 유럽의 흑사병이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생명을 앗아갔다. 1918년 스페인 독감의 사망자는 오천만여 명이다. 1957년 아시아 독감의 사망자는 백만여 명이다. 1968년 홍콩 독감의 사망자는 팔십만여 명이다. 20096월 이만여 명이 사망한 신종인플루엔자A (H1N1)에 대하여도 세계보건기구는 팬데믹을 선언했다. 그때마다 지구촌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었지만, 한글 선교 활동은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독교 선교는 1832년부터이다. 독일의 목사이자 의사인 카를 귀츨라프 선교사가, 영국 동인도 회사의 무장상선 로드 앰허스트호의 통역관으로, 충남 보령시 고대도에 25일 동안 정박해 있으면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1866년에 대동강변에서 순교당한 미국의 토마스 선교사보다 34, 1884년에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미국의 의료선교사 알렌보다 52, 1885년 입국한 미국 선교사 언더우드보다 53년이나 먼저 선교했다. 귀츨라프 선교사는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한 최초 인물이다. 그가 주기도문을 가르칠 때는 한문으로 써주고 한글로 번역해서 가르쳤다.

 

카를 귀츨라프 선교사는 그 당시 조선이 한자 문화권임에도 불구하고, 조선만의 문자인 한글이 있다는 것을 알고배우고 익히기에 힘썼다. 글자 없이 생활하는 민중을 안타깝게 여겨 세종대왕이 창제한 문자가 체계적이고 학술적이라고 소개하며, 한글로 홍익인간 정신을 발휘하여 그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한글에 대한 소견이라고 쓴 영어논문을 번역하여, 영어권은 물론 독일어권에도 소개했다. 배우기 쉽고 익히기 쉬운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 그리고 과학성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미국의 헐버트는 1886년 한국에 온 육영공원 교사였다. 그때 헐버트는 조선인의 90%가 문맹자라는 것을 알았다. 집현전 학자인 정인지가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한글을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운다는 한글을 지극정성으로 사랑하여, 외국인 최초로 순 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저술했다. 그 후 미국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에 정착하면서 기독교의 탐구 정신으로 한글에 관한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일제강점기에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야욕과 야만적 탄압 행위도 세계만방에 폭로했다. 그때 헐버트는 조선인들이 한글에 눈을 떠가는 것을 몸소 체험했고, 세계문맹도 퇴치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선진국의 기독교 탐구 정신에 힘입은 우리나라 선교사들은, 지금 세계 각국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활발한 종교선교를 하고 있다. 독일인 최초 선교사 귀츨라프가 자신이 믿는 종교를 전해야 한다는 강한 확신으로 목숨을 아끼지 않은 것처럼, 우리 선교사들도 그에 못지않게 동서양을 넘나들며, 세계 각국의 문화와 언어를 한글로 중계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류문화강국의 전도사 역할로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의 전염병은 지구촌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한글날 575돌이 되는 2021109일 현재 220개 국가에서는 확진자 수가 23천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5천만 명에 육박했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44백여 명,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33만여 명으로,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국경이 폐쇄되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우리나라가 세계정보통신기술의 선도국이라는 것, 손 스마트폰이 세상의 역사를 바꾼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이 만들어준 답은 애민이다. 지구촌이 원하는 현장의 소리를 듣고 소통하여, 세계가 원하는 정책을, 이 시대에 가장 실용적인 도구, 한글로 펼쳐야 한다.

 

만약 코로나19 시대가 도래되지 않았더라면 세계 각국에서는 방역선진국인 한국과 한글에 대한 열풍이 세차게 불지 않았을 것이다. 136년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대면 선교를 했던 그대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지 못했을 것이다.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의 정보통신기술로 한글을 접목하여, 선교에 활용하고 있는 선교사들은, 대면으로 해결하지 못한 현장의 소리를, 세계가 온통 한글 세상이 되어 가고 있는 여파에 힘입어, 쉽게 소통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글세계화를 위해서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정부와 민간단체와 종교단체가 함께 한국문화보급, 한국방문기회제공, 취업과 결혼, 한글교육, 한글급수취득과 교원자격증 취득, 한국어지도자 배출에 힘써야 한다. 세계한글글쓰기대전, 세계한국어말하기대전, 세계한국어노래대전, 세계한국어국악대전, 세계한국요리대전, 세계한국어게임대전, 세계한글서예대전, 세계한글디자인대전 등을 접목한 한글 선교의 연구개발은, 코로나19 팬더믹을 물리치고, 부지불식간에 세계 각국에서 빛의 속도로 열매를 맺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