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박병석 국회의장, 21대 첫 정기국회에서 ‘위기의 강을 건너는 다리가 되자’는 개회사

임영국 2020-09-02 (수) 05:55 3년전 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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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첫 정기국회의 개회식 장면이다

 

[오코리아뉴스=임영국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1일 오후,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21대 첫 정기국회의 개회식에서 위기의 강을 건너는 다리가 되자는 개회사를 했다.

 

박병석 의장은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위해 단일팀이 되자고 하며, “국민들이 `나라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가`라고 묻고 있다면서 국회가 우리 국민 모두 무사히 위기의 강을 건널 수 있는 튼튼한 다리를 놓아야 한다고 했다.

 

- 다음은 개회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거대한 변화가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습니다. 바이러스와 극심한 기후변화가 경제의 핵심요소이자 국민 안전에 결정적인 방아쇠가 되었습니다. 경험해 보지 못한 일상, 새로운 세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넘어 미래를 전망하고 공동체가 나아갈 새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정치의 본령입니다.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기입니다. 국가의 미래, 국민의 내일이 정치권의 역할에 달려 있습니다. 세상이 안개 속에 있을 때, 정치는 등대가 되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세상의 변화 속도가 우리 정치권의 준비보다 훨씬 빠른 것 같습니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낙오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도 행정부 못지않게 기민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상임위 중심의 상시국회가 활성화되어야만 변화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국민을 하나로 모으고 변화를 이끌 희망의 새 정치가 절실합니다.

 

극심한 기후변화와 코로나19 위기는 자연의 보복입니다. 획기적인 인식과 정책 강화가 긴요합니다. 민관정이 협력해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 변화에 본격 대응해야합니다.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제 자연과 화해하고 공존해야할 시간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구체적으로 준비합시다. 지속 발전이 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우리 사회의 우선순위도 전면 재조정해야 합니다. 세계공급사슬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두 진영으로 탈동조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질서 재편경제적 진영화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비대면 사회가 촉진시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등 이른바 DNA(Data-Network-AI)산업과 바이오산업 진흥에도 집중해야 합니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지난 K-방역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성공적 방역을 위해서는 국민들의 공동체의식과 개인의 자유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했습니다. 지금도 공동체의식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성숙한 민주주의가 가장 강력한 방역무기입니다.

 

최근 여야는 정책 측면에서 간극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과거사 문제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 등 적지 않은 지점에서 여야가 입장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접근은 매우 긍정적인 일입니다. 정쟁의 정치에서 정책 경쟁의 정치로 가는 새로운 길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더 나아가 대화와 타협, 소통과 협치라는 의회민주주의의 새 장을 여는 데까지 전진합시다.

 

여당은 집권당답게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십시오.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포용의 정치, 통 큰 정치를 이끌어 주십시오. 갈등 수습과 국민 화합을 위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십시오.

 

야당은 장외투쟁 대신 원내투쟁의 면모를 보여주셨습니다. 대안정당, 정책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한발 더 나아가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는 기꺼이 여당과 힘을 모아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책임 있게 결정합시다. 정기국회는 협치의 국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의장도 그 길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의장은 제헌절 때 남북 국회회담을 북측에 공개 제안한 바 있습니다. 남북관계 개선은 당연히 초당적 협력이 있어야합니다. 초당적으로 남북 국회회담 촉구결의안을 채택해주실 것을 제안합니다. 남북 국회회담은 과거 여당도, 야당도 모두 추진하고 지지했던 일입니다. 남북관계가 다시 얼어붙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남북 국회회담 촉구 결의안 채택은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여야 협력의 정치로 전진하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입법부는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협력이라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찰해야 합니다. 21대 국회는 그런 점에서 잘못된 정부와의 관계를 확실히 개선해 나갈 것입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정부에 당부합니다.

 

정부는 중요한 예산·법안·정책 등을 국회와 사전 협의 후 추진한다는 원칙을 확립해 주십시오. 야당에게도 여당 못지않게 성의 있는 설명을 당부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중점 법률안은 국회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미리 제출해 주십시오. 그렇게 해야 여야가 충실하게 토론하고 타협할 수 있습니다. 국회가 대화와 타협의 길로 나갈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협력해 주실 것을 강조합니다.

 

존경하는 국회의원 여러분!

이곳 국회 본회의장 천정에는 삼백예순다섯 개의 등불이 켜져 있습니다. 민의의 전당, 국회는 365일 쉬지 않고 열려야 한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멈추지 않는 실사구시의 국회를 만듭시다. 국민의 삶이 고단해질수록 국회는 더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전쟁 때도 회의를 열었습니다.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갑시다.

 

코로나19 위기 등에 대비해 원격화상회의 등 비대면 의정활동이 가능한 의정환경도 조속히 구축하겠습니다. 국회법 등 관계법 개정을 서둘러 검토해 주십시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디지털 국회`를 위한 준비도 본격화하겠습니다.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입법부와 행정부의 지리적 거리 때문에 생기는 각종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에도 한발 더 나가야 합니다.

 

21대 국회는 `내일을 여는 국민의 국회`가 돼야 합니다. 국회도 변화의 시간입니다.

 

국회미래연구원이 중장기 국가과제 연구와 국제적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외 각국 의회와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고, 의원외교를 적극 뒷받침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겠습니다.

 

전문위원 검토 보고서를 상임위원회 법안 상정 48시간 전까지 상임위 소속 의원에게 반드시 제출토록 할 것입니다. 의원님들의 내실 있는 법안 검토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도 있었습니다. 지난 달 10일부터 소통관에서 수어통역이 시작됐고, 의원님들의 영상 촬영을 지원하기 위한 국회 열린스튜디오도 곧 문을 열 예정입니다.

 

변화의 종착역은 `내일을 여는 국민의 국회`입니다. 국민을 지키는 국회, 국민과 함께 하는 국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더 준비하겠습니다.

 

저는 6월 국회 개원사에서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를 당부했습니다. 소속 정당이나 지역구 활동보다 국민먼저, 국익먼저, 의정활동을 우선하는 국회의원이 되자고 강조했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21대 첫 정기국회는 국가적으로 몹시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열리는 무거운 국회입니다. 의원님 한분 한분 모두 국민을 지키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실사구시의 의정활동을 펼쳐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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