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와온 바다에서 석양을 만났어요  따뜻한 시간을 사랑했고 하고 많은 공간도 사랑했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행복했다고 말했어요 콧날이 시큰하고 가슴이 뭉클했어요이별이 아프다는 것, 사랑은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거든요할 수만 있다면죽었다가 다시 태어나서 전생에게 무수히 받은 사랑을 후생에게원 없이 나눠주고 싶다고도 말했어요  놀짱하게 물이 든 바닷물 속에내가 잠기고 있네요  ▲와온바다 
[시와 그림과 음악이 있는 풍경] 나의 황금기/ 오양심 시, 이광희 사진   젊은 날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깃발 흔들고 가는 죽은 것들을 따라 걷다 보니까 쉽고 가볍고 빠르고 넓은 그 길이 의미 없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불혹을 지나 지천명도 지나 귀가 순해진 경지에 도달해보니 내 안에서 황금이 열리고 있네요 이제야 깃발 들고 나팔 불어요영원히 함께 사랑하자고 손잡고 마냥 행복하자고                 …
쓸쓸한 시간을 견디려고 들로 나갔다 풀꽃을 따서 반지를 만들었다   풀꽃반지를 만든 손과 더불어 사방을 둘러봐도 손가락에 끼어줄 동병상련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사람하나 만나고 싶은데 기다리면 운명을 만날 수 있을까 ▲이광희 作프란츠 리스트/ 사랑의 꿈   ‘사랑의 꿈’은 1949년에 작곡된 헝가리의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의 피아노곡이다. 프란츠 리스트가 작곡한 ‘사랑의 꿈’은 1850년에 작곡된 세 곡으로 이루어진 피아노곡집이다. 곡의 구성은 1번 …
공무원 집안에서 태어나 사업하는 집안으로 시집을 갔다 돈밖에 없어서 불안했다. 신문 광보를 들출 때마다 웬만한 것은 모두 가질 수 있어서 겁이 났다. 사는 동안 행복이 폭설처럼 쏟아졌다. 등 따습고 배불러도 감사한 줄을 모르고 살았더니 우여곡절이라는 놈이 찾아와서행복을 폭설 속에 파묻어버렸다.   미역국은 먹었는가 건강이 최고여!웃어가면서 살세   안부를 물어주는데도 불안하다.남아있는 정(情)마저 폭설에 묻힐까 봐   ▲이광희 作조용필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중가…
나에게 난초는 화초가 아니었다 엄동설한에도 봄을 선물해 주면서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감싸주곤 했다난초만 있으면 곁에 있으면 아픈 줄을 몰랐다 슬픈 줄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였다 그는 얼마 안가서 죽을 거라고 말을 했지만 나는 전혀 모르쇠 했다 이천 일십 삼년 칠월 열엿샛날 아침 다섯 시였다   “먼저 간다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메시지를 보낸 작자는 난초가 아니었다 꽃이 피면 잎을 볼 수 없는 개 난초였다잎으로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절망을 묻어…
꽃 한 송이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허공을 날아올랐던가 멀리 보면 하늘과 땅이 붙어 있는 것처럼 그 틈에서 바람과 구름이 노니는 것처럼그 틈새의 틈새 속에 산과 바다가 정다운 것처럼 나비 한 마리 꽃잎에 눕자마자 금세 한 몸이 된다   궁•상•각•치•우 노래가 된다                                       &…
 ▲오삼식/(1927, 3, 13~2002, 8, 17)육이오참전용사참전기간(1952, 7, 14~1957, 5, 15)참전지역(강원도 양구, 육군제20사단, 37시단, 백일근무사단)대통령 표창장 제49557호  무공화랑훈장증 55-3834호 -오양심 시인의 아버지  피의 능선 양구에서육이오에 참전했던 아버지에게 전쟁이야기를 해 달라고 어린시절 철없이 졸랐다 산처럼 말이 없던 아버지는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실을 꿴 바늘로 종이를 엮어서 통일선언문 책을 만들었다.   …
당신은 신령한 이 땅의 태극 언어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혁신으로 태어난 불사신입니다 동서남북을 하나로 이어놓고 오대양 육대주를 하나로 이어놓고 과거와 현재와 미래도 하나로 이어놓은 당신은 휘황찬란한 미래이며 영원불멸의 노래입니다 흠도 티도 없는 당신과 함께 있으면 기쁩니다 새롭습니다 눈부십니다 신비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이여 지구촌 식구들이여! 땅 끝까지 한글 세상이 되었습니다세계 구석구석 한국어 세상이 되었습니다우리 풍악을 울리면서 한바탕 놀아봅시다  ▲한글세상 한국어 세상이 열려서 풍악을 울리면서 푸지…
어느 날부터 눈감는 버릇이 생겼어요 힘들 때 외로울 때​습관처럼 눈을 감는답니다​제 가슴에 꽃씨하나 심어주고 새가 날아가듯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늘로 가버렸거든요   그리워서 보고 싶어서 하염없이 노래를 불렀더니 아름다운 무지개로 피어난 꽃잎이 향기를 내뿜어 주었어요   꽃 냄새가 고스란히 천상과 지상으로 이어져서 웃니라고 노니라고 시간가는 줄 모른답니다 ▲사진 이광희 作  
시인은 알고 있다. 
이 세상에는 눈에 보이는 사실보다 눈에 보이지 않은 진실이 더 아프다는 것을   내가 믿고 있는 神도그 말 못할 아픔 속에서 날마다 나와 동행하고 있다는 것도   엄동의 긴긴 밤을 혼자 외로워하면서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고백할 수도 입 다물고 무덤까지 끌고 갈 수도 없는 천형 같은 진실은   어느 초봄생살 찢어진 가지 비집고 나와 울면서 터트린 홍매 같은 것이라는 것도 ▲이광희 作
오월 열 닷샛날이다 한글(한국어)세계화운동연합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늦은 저녁이다집 근처 호프집에서 참회의 술을 딱 한 잔 마셨을 뿐인데어지간히 간땡이가 부었나보다 그 길목에서우리 큰 아들 같이 잘 생긴우리 작은 아들같이 훤칠한 장미꽃 두 송이를 양손에 꺾어들고는이놈들아! 이 이쁜 놈들아! 하고말해놓고 번갈라 쪽쪽 입을 맞춘다 엄마가 미안하다고속 썩혀서 미안하다고그래도 사랑한다고 횡설수설하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삿대질을 하다가 소락대기를 지르다가&nbs…
양철도시락 달랑 넣은 책가방 옆구리에 끼고학생모는 삐딱하게 눌러서 쓰고파스도 한 장 볼따구니에 붙이고나팔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둘러메고연애 골을 오르내리며십대를 강타했던 우리 오빠 이십 세에 자동차를 사라그렇지 않으면 대학을 가라책상 앞에 단 두 줄 신주단지처럼 모셔놓고권투선수보다 더 빡세게자신의 꿈을 향해 펀치를 날리면서 70년대를 주름잡았던 우리 오빠 극장 앞 제과점에서빵을 실컷 먹게 해주고미워도 다시 한 번 영화도 보여주고빨간 자전거 뒤에 태워 남도일대를 누비면서우리 동생처럼 이삐게 …
 ▲이광희 作 봄이 왔다. 봄 하면 우선 개나리, 진달래가 앞 다투어 피고. 달래 냉이 꽃다지 등 나물들도 앞서거니 뒷서거니 피어나 저마다의 독특한 향기를 뿜어 공기를 정화한다.   세시풍습에서, 정월은 봄이 처음 시작된다는 뜻의 맹춘(孟春)이라서, 농사 준비에 바쁘고, 2월은 봄이 한창인 때라는 뜻의 중춘(仲春)이라서, 가축 돌보기에 바쁘고, 3월은 늦은 봄이라는 뜻의 모춘(暮春)이라 하여, 논 밭 돌보기에 바쁘다. 파종, 과일 접붙이기, 장 담그기 등에 온 정성을 쏟았던 풍습이 이어져 오고 있다. …
하늘이 열리는구나 땅이 열리는 구나순천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구나이 무슨 신명의 날이기에천지인 삼재가 함께 어우러져지구촌 큰 잔치를 열고 있는가무궁한 새 역사에 뿌리를 내리는가   순천은 도시가 아니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정원이다삼산(三山)은 산이 아니고 이수(二水)는 물이 아니다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홍익인간을 낳고 기른 무릉도원이다단군 할아버지의 오천년 역사자자손손 내려온 순천만의 얼굴내나라 내형제의 칠천 칠백만 가슴이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저 비경은 누가 빚어 놓았을까?고동치는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