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장서호 作
신경림의 ‘갈대’는 인간의 비극적인 생명 인식을 보여준 작품이다. 삶의 근원적인 비애를 ‘갈대’의 울음으로 형상화했다. 자신의 삶이 흔들림이고 울음이라는 것을 까맣게 몰랐다는 것은 비극적 삶의 깨달음을 강조한다.
<오양심, 前 건국대학교 통합논술 주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