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외로운 시간
서산너머에서 황혼이 지고 있다
내려다보이는 갯벌에는
구멍이 참 많다
해질녘 갯벌에
누가 구멍을 냈을까?
칠게 길게 농게 꽃게 밤게 집게
바지락 꼬막, 주꾸미……,
구멍 속에서는
그 옛날 엄마 냄새가 난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며 시집살이의 고단함을
행주치마로 훔치셨던 짜디짠 눈물냄새가 난다.
어머니!
구멍에서 태어난 것들이 모여서 만든
구멍들은 왜 살아서도 죽어서도
그 넓이와 높이가 고만고만할까요?
<여운일 시집 ‘한글아리랑’ 출간예정중/순천만 갈대밭에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이광희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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