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과 음악이 있는 풍경] 나의 황금기/ 오양심 시, 이광희 사진
젊은 날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깃발 흔들고 가는
죽은 것들을 따라 걷다 보니까
쉽고 가볍고 빠르고 넓은 그 길이
의미 없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불혹을 지나 지천명도 지나
귀가 순해진 경지에 도달해보니
내 안에서 황금이 열리고 있네요
이제야 깃발 들고 나팔 불어요
영원히 함께 사랑하자고
손잡고 마냥 행복하자고
▲이광희 作
- '홍민'의 '고향초'이다
남쪽 나라 바다 멀리 물새가 날으면
뒷동산에 동백꽃이 곱게 피는데
뽕을 따는 아가씨들 서울로 가고
정든 고향 정든 사람 잊었단 말인가
찔레꽃이 한 잎 두 잎 물 위에 날으면
내 고향에 봄은 가고 서리도 찬데
이 바닥에 정든 사람 어데로 갔나
전해오는 흙냄새를 잊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