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선언문/ 오양심(故오삼식 육이오 참전용사의 자녀) -육이오 73주년에

오양심 2023-07-09 (일) 10:23 7개월전 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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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삼식/(1927, 3, 13~2002, 8, 17)

육이오참전용사

참전기간(1952, 7, 14~1957, 5, 15)

참전지역(강원도 양구, 육군제20사단, 37시단, 백일근무사단)

대통령 표창장 제49557호  무공화랑훈장증 55-3834호 

-오양심 시인의 아버지 

 

피의 능선 양구에서

육이오에 참전했던 아버지에게

전쟁이야기를 해 달라고 어린시절 철없이 졸랐다

산처럼 말이 없던 아버지는

송곳으로 구멍을 뚫고 실을 꿴 바늘로

종이를 엮어서 통일선언문 책을 만들었다.

 

눈을 못 감고 놓고 가신

책장을 일일이 넘겨보니

'살아생전 전쟁에 참가했으나

나라를 두 동강 내고 말았으니 죄인이다'

'살아생전 통일을 이루지 못했으니 대역 죄인이다'

라는 내용이 조목조목 적혀있었다.

 

통일선언문을 들고

아버지 묘지를 찾아가는 길에

언제 통일이 되느냐고

강에게 물어보았다

그리움과 눈물이 모이고 모여

그저 유유히 흐를 뿐 대답이 없다.

 

전쟁이 발발한 지 칠십 삼 년이 되었다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이 자유와 평화를 위해

전쟁터에서 흘린 피를 잊으면 안 되겠다

조국 근대화를 부르짖으며 새마을 운동으로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만들어 놓은

피눈물 나는 노력을 잊으면 안 되겠다

 

내 땅 내 겨레가 찾고 있는 소원을

우리의 소원 통일 꿈에도

소원 통일을 잊으면 안 되겠다

세월이 흐르면 백발이 되고

언젠가는 뼈도 땅에 묻겠지만 내리사랑으로

몸에 배어있는 민족의 소원을 잊어버리면 안 되겠다

 

아버지!

당신이 가르쳐 주신 통일정신을

단군할아버지가 가르쳐 주신 홍익인간 정신을

한글을 만들어 주신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국가를 부흥시킨 영웅들의 정신도 잊지 않을게요

조국을 사랑하면서 한글로 문화강국 세계경제대국을 만들게요

 

통일이 오지 않는 한

겹겹이 죽음이 닥쳐온다는 것을

원하고 바라면

불가사의한 힘도 생겨난다는 것도

살아생전 소원을 못 이루면 역사의 죄인으로

죽어야 한다는 것도 결코 잊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