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보고 싶다/ 오양심 [시와 음악이 있는 풍경]

오양심 2023-05-11 (목) 09:46 11개월전 1075  

양철도시락 달랑 넣은 

책가방 옆구리에 끼고

학생모는 삐딱하게 눌러서 쓰고

파스도 한 장 볼따구니에 붙이고

나팔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둘러메고

연애 골을 오르내리며

십대를 강타했던 우리 오빠

 

이십 세에 자동차를 사라

그렇지 않으면 대학을 가라

책상 앞에 단 두 줄 

신주단지처럼 모셔놓고

권투선수보다 더 빡세게

자신의 꿈을 향해 펀치를 날리면서 

70년대를 주름잡았던 우리 오빠

 

극장 앞 제과점에서

빵을 실컷 먹게 해주고

미워도 다시 한 번 영화도 보여주고

빨간 자전거 뒤에 태워 남도일대를 누비면서

우리 동생처럼 이삐게 생긴 가이네는 첨 봤지요?

자가당착에 빠져 기분 째지게 웃어가며

동생 바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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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TV동화, 빨간자전거

 

패티킴은 1959년 미 8군 무대에서 가수로 데뷔했다. 첫 남편 길옥윤과 70장의 앨범과 500-600곡을 제작하여 1970년대 한국연예계를 제패했다. 

 

패티킴이 부른 ‘빛과 그림자’에서 빛은 어둠을 밝힌다. 빛이 있는 곳에는 그림자가 있다. 죽은 사람을 묘사한 것이 영정이다. 

 

패티킴은 ‘그대는 나의 천국 그대는 나의 지옥, 사랑하는 내 마음은 빛과 그리고 그림자’라고 노래하고 있다. 

 

‘오빠가 보고 싶다’와 ‘빛과 그림자’는, 천상과 지상의 상반된 세계를 내포한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