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 오양심[시와 그림과 음악이 있는 풍경]

오양심 2022-11-03 (목) 10:30 1년전 442  

 

반달 하나 떠 있다

오늘은 사납게 심술을 부리고 있다

구멍없는 피리가 되어

바람을 부르더니

이내 구름까지 불러들인다

 

고요한 강물에

파문이 일어난다

첨벙첨벙 물가에 젖어

사방에다가 달무리 풀어놓고

내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강은 한잠도

눈을 붙이지 못한다

발 밑에서 아우성치는 바다냄새가 날때마다

해초 냄새가 날때마다

강은 자리를 바꿔 앉으며 반달의 등을 토닥거려 준다

 

피가 배이게 입술을 깨물은 강은

물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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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 별이 빛나는 밤에


달에게 부치는 노래(Song to the Moon)’는 루살카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체코의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작의 오페라이다. 이 노래를 부른 프레데리카 폰 스타데(FREDERICA VON STADE)는 미국의 성악가로, 목소리는 신선한 아름다움에 넘쳐 있으며, 용모도 매력적이다.

 

주인공 루살카는 물의 정령이다. 호숫가에 사냥 나온 왕자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둘은 사랑을 맹세했지만 왕자가 루살카 곁을 떠나고 만다. 루살카는 왕자가 그리워서 하늘에 떠 있는 달에게, 혹시 왕자를 만나거든 자신의 사랑을 전해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달에게 부치는 노래는 하프의 연주로 시작된다. 잔잔한 호숫가의 정경을 연상시키는 루살카가 왕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표현해 내는 아름다운 서정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