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이렇게 좋은 날/ 문기주

관리자 2021-08-27 (금) 06:14 2년전 2138  

  

풀밭에 누워 구름을 본다.

 

나 어렸을 적에

굴뚝에서 연기가 밥 냄새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언덕 너머에서 땅거미가 스멀스멀 올라오면

 

아들아! 밥 먹어라

 

하고

골목마다 찾아다니던

다정다감한 목소리를 싣고

푸른 하늘 저편 남쪽으로 흘러간다.

 

저 구름의 심정은

 

그 옛날 사무치게

사랑을 받아본 자만이

긴 방랑 끝에 처절하게 눈물을

흘려본 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날

 

나를 울리고 있는

저 고운 하늘빛은 어디서 왔을까

이 다정한 바람은 어디서 왔을까

고향에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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