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이렇게 좋은 날/ 문기주
관리자
2021-08-27 (금) 06:14
2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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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에 누워 구름을 본다. 나 어렸을 적에 굴뚝에서 연기가 밥 냄새로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언덕 너머에서 땅거미가 스멀스멀 올라오면 “아들아! 밥 먹어라” 하고 골목마다 찾아다니던 다정다감한 목소리를 싣고 푸른 하늘 저편 남쪽으로 흘러간다. 저 구름의 심정은 그 옛날 사무치게 사랑을 받아본 자만이 긴 방랑 끝에 처절하게 눈물을 흘려본 자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좋은 날 나를 울리고 있는 저 고운 하늘빛은 어디서 왔을까 이 다정한 바람은 어디서 왔을까 고향에서 기다리고 계신 어머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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