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배운다/ 오양심
오양심
2021-01-17 (일) 14:24
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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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상추, 가지, 오이 모종을 사다가 심었는데 한동안 비가오지 않는다.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말라가는 것들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저절로 타들어 간다. 아침저녁 물을 흠뻑 주어도 물은 땅에 스며들지 않고 이랑 양옆으로 흘러가고 만다. 뿌리가 상하지 않게 호미로 단단한 흙덩이를 잘게 깨고 부순 뒤 물을 준다. 새싹들이 새파랗게 되살아난다. 나는 가뭄에 흙덩이처럼 딴딴하다 얼마나 더 마빡이 깨지고 부서져야 마음 밭에 한글 씨를 심을 수 있을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이광희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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