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바가지 샘/ 정홍순 시. 이광희 그림

정홍순 2020-11-03 (화) 05:01 3년전 1287  

 

 

노랗게 익은 배꼽참외

슬쩍 밀어주면 애기 똥도 떠서

덩실거리는 논머리

바가지에 고인 단내가

달디 달던

샘이 있었지요

복숭아 뽀득뽀득 씻어

물풀 헤치고

물 한 바가지 떠내면

송사리 떼 손가락, 발가락

간질이던

샘이 있었지요

애기 하나 빠쳐먹고

한 달도 더 지나

방망이가 뛰어 오르고

환하게 낮달이 피어나면서

미나리 꽃에 잠자리 들떠 놀던

애기 샘

그런 샘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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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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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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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전속사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