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꽃이라고/ 치송 임영국

임영국 2020-05-10 (일) 07:31 3년전 706  

    

꽃이 피어도

삶이 시들어도

그뿐인 날들이 있었다.

날마다 인생이 무의미했다.

 

갓 피어난 제비꽃이

눈으로 웃어준 이른 봄날이었다.

꽃잎위에 살포시 몸과 마음을 눕혔더니

내가 우주의 중심에서 열정으로 피어올랐다

 

화중왕(花中王)이라는

꽃이 진 자리를 만나보았다

씨앗이 요염하게 웃고 있었다

꽃 중의 왕 모란은 지고 나도 꽃이었다

 

허리가 구부러진 할미꽃을 만난 날이다.

늑골위에서 바람이 되어 뜨겁게 연주했다.

적막이라는 청중이 자리 잡은 묘지에서

삶도 사랑도 지고 난 다음까지 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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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