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라고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이광희 作
시인은 '슬픔'을 노래하고 있다. 인간 본연의 슬픈 정서가 시의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사랑, 외로움, 그리움, 슬픔의 감정들은 '희망'의 가능성으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슬프지만 따뜻한 위안이다.
<박세희/ 시인, 문학에스프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