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풍경] 나는 지금 허천병에 걸려 있다/ 오양심 시. 사진 이광희

관리자 2020-01-07 (화) 21:21 4년전 1977  

 

엄마라는 이름을 부르며

대문을 들어섰던 그때가 좋았다

엄마라는 이름을 들으며

지지고 볶아댔던 그때가 좋았다.

 

내가 옛날을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내가 너희를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지

몰라도 된다. 그것은 오직 나 혼자만의 것이니까

 

다만

인생의 해질녘에는

함께 있어서 외롭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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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허천병은 몹시라는 의미의 전라도 사투리이다. 시인이 허천병에 걸려있다는 제목으로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 자식을 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여 심금을 울린다.

 

1연에서는 엄마라고 이름을 불렀던 옛날이 좋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고, 아이들과 함께 살았던 날들이 좋았다고 회상하고 있다.

 

2연에서는 천상으로 가버린 엄마를 그리워하고, 지상에 있는 아이들이 성장한 후, 함께 살지 못해서 보고 싶다고 표현하고 있다. 비록 시인은 자식을 보고 싶다고 표현하고는있지만, 엄마는 보고싶은 마음을 숨기고, 오직 자식이 잘 되기만을 마음으로 빌고 있을 뿐이다. 자식은 엄마의 마음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공자의 구오자편(丘吾子篇)에 나오는 고사이다.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은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은, 자식의 도리를 다하라고 격려하는 글이다.

 

3연에서 노년이 되어서는 자식들과 함께, 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고, 더 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마음에서 슬픔이 복받친다

 

<문학에스프리 발행인, 시인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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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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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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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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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