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대란을 보면서

강충인 2019-03-05 (화) 16:01 5년전 852  


유치원 대란을 보면서

 

강충인

미래교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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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유치원 대란은 겪고 지나가야할 과제였다. 유아교육은 교육의 근간이다. 다시 말하면 평생 동안 생각하고 행동하는 근본적인 뿌리교육을 학습하는 기간이 유아교육이다. 가장 중요한 교육을 맡고 있는 유치원 교사들은 대학교수보다 중요하다. 그럼에도 우리교육 현실은 유아교육을 가볍게 생각해 왔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유아교육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교육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경제관념이다. 교육은 돈이 아니라 보람과 긍지에 의한 자긍심에 의한 나눔이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미래인재를 위해 나누고 베푸는 정신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필자가 만난 유치원 원장이나 교사들 중에는 사명감으로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스스로 선택하여 유아교육의 행복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다. 가끔, 유아교육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하루 종일 가슴이 답답했던 경험이 있다. 자식에게는 헌신이 필요한 것처럼 유아교육은 헌신이 필요하다.

한국만큼 유아교육시장이 발달한 나라도 많지는 않다. 한국인은 유아교육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흔히 말하는 영재교육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영재교육과 창의성 교육을 하면서 서글픈 적이 많다. 유아는 스펀지와 같아서 물을 주는 대로 흡수한다. 영재교육, 창의성 교육을 하는 교사 중에는 제대로 준비되지 않고 화술()만을 영재교육, 창의성교육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아마도 이번 유아대란을 일으킨 사람들 중에서 유아교육을 돈벌이로 착각한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재교육, 창의성교육이라는 포장으로 유아교육을 하는 사람들이다.

유아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유치원을 운영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미래인재교육을 위해 말없이 유아를 보살피면서 유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분들이다. 교육에서 유아교육은 지식교육이 아니라 생활교육의 근간을 심어주는 생명교육이다. 따라서 단순하게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각기 다른 유아를 깊이 있게 관찰하여 무엇이 불편하고 무엇을 원하는 가를 찾아내어 보살펴주는 케어(care)입장이다.

유아교육은 돌봄의 헌신이 필요하다. 이번 유치원 대란은 처음 입학하는 유아들에게 혼돈을 주는 잘못된 행동이었다. 더구나 맞벌이를 하는 부모에게는 치명적인 사건이었다. 맞벌이는 자녀교육을 위해 일을 하는 부모의 노력이다. 일터를 갈 수 없게 만든 이번 대란은 학부모에게 큰 상처를 주었다. 다행히도 많은 유치원 원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유아 입장에서 행동했다는 점이다. 소수의 유치원의 휴원 사태로 마무리된 것은 국민의 대다수가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여 여론을 형성시켰던 것이 중요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이번 유치원 대란이 한국 미래교육의 새로운 방향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나 폐습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