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기록부평가 무엇이 문제이고 대처방법은 무엇인가?

강충인 2019-01-22 (화) 10:42 5년전 1006  

생활기록부 평가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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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충인

미래교육자

 

생활기록부는 교사의 고유권한으로 학생에 대한 심층 분석으로 평가하는 자료이다. 따라서 생활기록부는 대학입시의 수시평가 기본 자료이면서 취업 시 결정적 평가 자료이기도 하다. 교사가 작성해주는 내용이 학생의 미래를 결정짓는 자료라고 볼 수 있다. 교사는 학생에 대한 편견이나 감정을 버리고 학생의 발전적 가능성을 기록해 주는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담임교사는 학생의 평소 습관이나 학생활동, 대인관계나 사회참여 봉사활동 등을 구체적으로 관찰하여 수시로 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생활기록부를 작성해 주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이런 준비를 통해서 생활기록부를 작성해주는 교사는 많지 않다. 그중에 성실하게 작성해주는 교사는 동아리지도교사이다. 교권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생활기록부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교사의 권한은 교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러한 생활기록부가 입시제도에서 큰 문제가 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본다.

첫째는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생활기록부를 작성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학생들의 분석 자료가 부족하거나 업무과다로 인하여 분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과거교사들은 60명의 학생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특징을 기억하여 멘토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의 교육현장은 그렇지 못하다. 20여명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근본적 원인은 교직을 직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퇴근시간을 기다리는 교사가 증가하면서 수업시간이 끝나면 학교가 적막강산으로 변하는 시대이다.

둘째는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생활기록부를 적고 싶어도 지나친 학부형의 관여로 인하여 몸을 사리는 경우이다. 동아리지지도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학생들의 모든 것을 파악하여 섬세하게 생활기록부를 작성해주는 교사들도 많다. 문제는 소신 있게 작성해도 일부 과격한 학부모들의 투서와 소송까지 불사하는 일들이 발생함으로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써주면 좋겠는가를 묻고 있다. 생활기록부 작성에 대한 절대적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한국교육은 지나친 학부모의 열정이 교사들을 보이지 않게 억압하고 있다. 학교에 자녀를 맡겼으면 학부모는 교사를 믿고 자녀를 부탁해야만 한다. 그럼에도 그런 사건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교사들의 무책임, 무관심 더나가 교사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학부모가 교사를 믿지 못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셋째는 교육정책의 혼선이다. 10여년의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수시전형의 가치를 대학이 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단어가 일상화 되었다. 미래에 필요한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초고의 역할과 대학은 다르다. 이를테면 초고 시절은 교육의 아마추어과정이고 대학은 프로과정이다. 아마추어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과정이고 대학은 자신의 특성을 전문화 시키는 과정이다. 따라서 대학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학생을 선발해야만 한다. 정시는 하나의 답만을 맞추는 암기력이 뛰어난 학생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정시로 학생을 선발하라는 교육정책을 대학은 무시할 수밖에 없다. 대학이 학생을 공정성으로 평가하는 자료는 나이스(생활기록부)와 에듀팟(창의적체험활동)이었다. 대학은 교내활동보다 교외활동을 깊이 있게 평가하여 미래발전가능성을 평가했다. 때문에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은 에듀팟 평가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2년전 에듀팟을 교육과학부가 차단시켰다. 명분은 학교에서 교사들이 작성해 주지 못해 학원이 난립하고 있다는 핑개이었다.

속담에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말이 있다. 교사들이 에듀팟을 작성해 주지 않는 이유를 학원으로 돌린 것이다. 학교 현장에는 두 가지 유형의 교사가 있다.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미래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혼신을 다 받치는 교사가 있고 직업으로 선택하여 안정적인 안식처로 생각하고 학생에는 관심조차 없는 무능한 교사가 있다. 필자는 40여년 강단에서 두가지 유형의 교사를 보았다. 열정을 가진 교사를 만나는 학생의 미래는 무궁한 발전가능성으로 성장한다. 교사의 칭찬은 교육기법으로 가장 중요하지만 일부 무능교사는 교장실로 찾아와서 학생들을 칭찬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유형의 교사가 교육전체를 망치고 있다. 학생의 일생이 걸린 생활기록부를 작성해 주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대충 써 주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거리로 학원이나 전문가를 찾아 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교육당국은 무능교사를 퇴출시켜야만 수시전형이 올바르게 자리 잡아 갈 수 있다. 대학이 미래인재를 선발하는 전형을 실시할 수가 있는 것이다. 교육당국자는 이러한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비하지 못하면 한국교육의 미래는 답답하게 된다. 교육당국은 지금이라도 교외활동을 기록하는 에듀팟을 다시 활성화시키고 교사들이 학생들의 교내외 활동을 기록하는 자료를 만들어 주어야만 한다. 대학이 평가하는 자료를 폐쇄시키는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미래에 관심이 없는 국가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