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우 건강교육] 아스퍼거, 암시(묵시)의 행동 특성⑥

이훈우 2020-05-10 (일) 04:54 3년전 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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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우/ 일본동경한국학교 교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일본본부장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사회적 행동 쪽의 암시의 규칙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모습이 많이 보여 진다. 이로 인해 사람들을 화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함으로써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고의적이지는 않지만 그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곤혹스럽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내용을 운운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어떤 10대의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는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엉뚱하게도 상대의 치열(齒列)이 나쁜 상태에 관하여 큰 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관찰은 날카로운 것인지 모르지만 이야기의 순조로운 흐름을 끊어놓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컴퓨터에 빠져들었던 어떤 소년은 근처에서 새로운 컴퓨터를 샀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고 곧바로 그 집으로 가서 그 새로운 기계를 만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때가 벌써 늦은 밤 시간이었고 그 집 사람들은 잠자리에 든 뒤였다는 것이다. 그 아이는 왜 그 집 사람들이 1층에 침입자가 있다고 난리를 쳤는지, 허락을 구하지 않고 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왜 화를 내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해하기만 했다.

 

행동의 규칙이 일단 이해되면 그 아이는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다른 사람들이 행동의 규칙을 깨뜨린 경우가 발생하면 자칫하면 그룹에서 경찰관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고 그것에는 어떤 아량도 용납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어떤 아이들이 다른 또래들을 기쁘게 하려는 의도로 서로 비밀을 약속하고 담임교사에게 고의적인 장난을 했다고 하자. 나중에 교사가 좀 지나친 장난이라고 판단하고 누가 이런 일을 했니?’라고 물으면 보통의 아이들은 아무도 선뜻 대답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긴 침묵을 깨고 누가 한 일인지를 알리는 아이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이다. 그는 다른 아이들이 비밀을 지키지 않은데 대해 비난이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이전의 규칙을 모두 무시하기로 정하고 있는데도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들은 기존의 규칙을 모두에게 계속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무례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어떤 아스퍼거 증후군의 소년은 어머니가 어떤 사람들과의 모임에서 이야기하고 있을 때 어머니의 주의를 끌려고 큰 소리로 어이, !’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 아이는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함께 이야기 하고 있을 때 그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지 못했다. 그 아이는 충동적으로 처음에 떠올랐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는 무관하게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을 뿐이다. 처음에 사람들은 그 아이가 야만적이고 사려 깊지 못하며 마음대로 행동한다고 생각할 것이며 부모에게 불신의 시선을 던지거나 부모의 잘못된 교육 탓이라고 판단하고 말 것이다.

 

또는 가능하다면 아이를 2주간만 맡겨주시면 다른 사람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라고 제안하는 경우까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부모는 기꺼이 그렇게 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휴식도 취할 수 있고 그 사람이 아이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떻든 주위의 사람들은 이 아이가 자신이 한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생각되어지는지를 인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아이가 자신의 행동이나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생각되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Carol Gray(1998)’는 이 아이들에게 개별적인 사회적 장면의 단서나 적절한 행동을 이해시키는데 상당히 유효하다고 알려진 [사회생활 이야기]라고 불리는 방법을 확산시켜왔다. 그것은 그 아이의 견해를 이해하고 그 사회적 행동이 어색, 편협, 심술궂게 보이는 것이 왜인지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뭔가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어떤 사회적 장면에서 아이의 행동이 지켜야 할 당연한 규칙과 맞지 않을 때이다. 이 방법에서는 아이에게 적합한 행동이나 말을 포함하여 그 장면에 관한 짧은 이야기를 만든다.

 

예를 들면 급식 시간에 줄을 어지럽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수업 시작 중 고의로 떠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 아이가 공격적이거나 야만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런 해석이 적당하다고 생각되어지게 하는 어떤 아이의 예도 있지만, 이 방법에서는 먼저 그 상황을 아스퍼거 증후군 아이의 견지에 서서 다시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장면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 해 보면 급식 시간에 줄을 서는 이유나 나란히 일렬로 가는 것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하며 또한 자신이 줄의 어디에 서야 하는 지에 대해 혼돈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다른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에게는 그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사회적인 상식으로는 설명가능하지 않은 일을 흔히 일으킨다. 그러나 그들은 누군가에게 진지한 설명을 받으면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 실천력을 몸에 익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