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우 건강교육] 아스퍼거, 진단적평가 ③

이훈우 2020-04-25 (토) 07:36 4년전 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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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우/ 일본동경한국학교 교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일본본부장

 

진단적 평가는 적어도 1시간 이상 걸리고 아이의 사회적, 언어적, 인지적, 운동적 기능이 있는 특정한 측면 그리고 아이가 그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지의 질적인 측면 조사도 함께 행한다. 심리학적 검사법을 사용하여 정규 형태로 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부모에게도 역시 시간을 들여 발달 이력이나 특정한 상황 하에서 아이의 행동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면접이 행해진다. 또한 학교 선생님이나 언어 치료사, 작업 치료 중의 자료 등으로부터의 보고서도 귀중한 정보원이 된다.

 

진단적 평가가 이루어지는 동안 임상가는 특정한 행동을 유도하는 상황을 만들어 제공하고 진단에 이용한다. 그리고 자세하게 체크 리스트에 기록을 한다. 예를 들면 사회적 행동에 관해서는 그 상관관계의 질적인 특징, 그 아이의 이야기나 놀이에 다른 사람을 누구를 몇 명이나 동원할까? 눈과 눈을 맞추는 때는 언제인가? 표정이나 몸짓의 폭은 어떤가? 등에 대해 기록한다. 본인에게는 친구 관계의 견해에 관하여 질문하거나 몇 개의 감정 인식이나 표현이 요구되어진다. 부모에게는 사회적 규칙의 이해나 또래로부터의 사회적 적응력에 반응, 경쟁심 정도, 다른 아이와의 놀이에서 발휘되는 능력 등에 대해 질문되어진다. 클리닉만으로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를 진찰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에 교실이나 운동장에서의 모습을 보기 위해 학교 방문이 예정되기도 한다. 이렇게 그 아이의 사회적 기능의 다방면에 걸친 평가가 이루어진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아이에게는 언어 기능이 약한 특징적인 모습이 있다. 흔히 그 현상이 보통 아이들의 정상적인 범위에서 뒤떨어진다. 그러나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면 끊임없는 질문이나 일방통행의 이야기에 집착한다. 진단적 평가에서는 언어 사용면에서의 실수, 즉 언어의 사회적 문맥에 입각한 사용 방법 면에서의 실수가 기록된다. 이야기 중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잘 알지 못하는 점에 대해 되묻지 않는다. 모르고 있다고 인정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익숙해져 있는 이야기로 마음대로 옮겨간다. 대답이 너무 늦다 등의 일반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어휘는 풍부하다고 생각되어지지만 어휘의 선택은 독특하고 지엽적인 문제로 관심이 쏠리거나 지나치게 형식적인 면을 보이기도 한다. 발음의 억양이 그 지방의 아이들과 달리 이상하거나 부담 없이 ‘yes’라고 해도 될 것을 한 음씩 정확한 표현으로 ‘yeah(yes의 구어적인 표현)’라고 말하는 등 발음을 지나치게 정확히 하여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도 를 구별하여 자신을 표현하는 인칭대명사의 오용(誤用), 관용어에 대한 글자 그대로의 해석(의역 능력의 저하), 조용하게 해야 할 때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큰 소리로 표현하는 등의 특성이 체크의 대상이다.

 

인지적 즉 사고나 학습 능력에 대해서도 평가된다. 여기서는 아이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을 어느 정도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몇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조사하는 검사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아이가 선택하고 읽는 책의 경향, 구체적인 장면에 대한 장기적인 기억력, 11이나 또래에서 상호작용적 놀이를 하는 특징 등에 대해 기록한다.

 

아이의 특별한 흥미에 관해서는 그것이 그 아이 또래의 전형적(典型的)인 것인가, 이야기나 자유 시간 중에 하는 행위가 주로 어떤 내용들로 구성되는가, 흥미의 유형이나 과거 행적의 추이 조사 등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한다. 부모에게는 일상적인 습관의 변화, 뭔가 부족한 점, 질서의 혼란이나 비판을 받았을 때 아이의 반응에 대해 질문이 주어진다.

 

운동 면에 있어서도 조사가 이루어진다. 아이에게는 공 던지고 받기, 달리기, 글자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일이 주어진다. 이상(奇妙)한 손놀림, 즐거울 때나 화가 났을 때의 신체 움직임, 부자유스러운 경련(tic), 과격한 신체 동작, 표정의 변화 등의 경우가 조금이라도 보여 지면 여기에 기록되어진다. 부모에 대해서도 물건 소리나 스킨십, 음식물의 맛 등에 대한 특별한 민감성이 조금이라도 보인 적은 없는가, 작은 수준의 아픔에 대해 무감감한 감수성의 정도 등에 대해서 상세하게 듣게 된다.

 

임상가는 그 아이의 불안이나 강박감, 주의결함, 다동성장애(ADHD)의 징후는 없는가?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쌍방의 친족 중에 비슷한 스타일의 아이는 없는가? 등을 확인한다. 또 임신 중, 출산 시 및 유아기에 의학적으로 뭔가 특별한 사건이 있었는가도 확인한다. 여기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스퍼거 증후군의 진단적 특징은 어느 것이나 그 항목에 특징적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며, 또 모든 면에서 중증의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좀처럼 없다는 것이다. 각 영역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정도는 한 사람 한 사람 어린이들의 고유한 특징적인 존재의 표현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임상가에 있어, 실시된 진단에 대신하는 다른 진단이나 설명을 부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회적인 면이 어색하다거나 또래와의 놀이가 미숙한 것은 언어 장애의 2차적 산물인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실제로 어의어용(語義語用) 장애(SPLD)는 아스퍼거 증후군과 공통된 특징으로 보여 진다. 특정 영역의 학습 장애나 발달 지체의 아이에게도 변화되는 사회적 행동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여러 가지 능력과 행동 형태는 그 아이의 발달 수준에 걸맞은 것인지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고 수준에 들어가는 IQ를 갖고 있는 아이도 또래와의 놀이에는 별로 흥미가 없고 특정의 영역에 관하여만 집요하게 지식을 익혀 마치 괴짜로 보일 경우도 있지만 그 아이는 사회적, 언어적 기능이 정상의 범위 안에 있으므로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보여 지는 특징적인 경우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주의결함, 다동성장애(ADHD)의 아이도 아스퍼거 증후군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양자는 두 개의 별도 장애인데 서로 섞여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 아이가 양쪽 장애를 모두 갖는 경우가 흔히 있는 것이다. 양자의 구별은 지니고 있는 기능과 행동의 범위를 상당히 신중하게 조사하는 것이 아무래도 필수조건이다. 또 정상의 대인적 기능의 범위나 무기력, 불안감이 강한 보통의 아이들의 특징에 관해서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