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한 비다/ 오양심

오양심 2023-08-09 (수) 05:26 8개월전 305  

 

 

입 달린 것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말했다

 

그를 만나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했다

보리가시처럼 신경이 곤두선다고 했다

감나무쐐기에 쏘인 것처럼 감정조절이 안 된다고 했다

나는 우연치 않게

태평양 한가운데서 그 사람을 만났다

소문대로 그는 사람이 아니라

상상을 초월한 괴물이었다

나와 같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환상의 섬에서 우리는

구름이 되었다가 뜬구름이 되었다

사람의 일은

참으로 신비하다

땅 위에서 어둠이었던 것들이

바다 위에서는 곱절로 기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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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에서 바다위를 날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