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여름 한낮 풍경/ 이훈우

오양심 2023-07-19 (수) 11:06 9개월전 383  

털복숭아

못난이 참외

잎새 뒤에 숨어있는 아기 수박

보석처럼 반짝이는 끝없는 모래밭

나른하게 혀를 내밀고 있는 재첩 옆에서

한일자로 누워있는 모래무지들

 

뜨겁게 달구어진 강가에서

미역을 감고 놀았던

천둥벌거숭이 내 친구들 같다

 

컹컹!

누렁이 짖는 소리에

하동백사장 적막이 깨진다.

 

훈아~

막걸리 한주전자

사서 논으로 가져 온나

 

빈 지게를 지고

일터로 나가시는 아버지

그 목청이 귓가에서 맴돌고 있다

 

<이훈우/ 동경한국학교 교감. 한글세계화운동연합 일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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