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만난 사람)푸르른 서해바다처럼 맑은 시 쓰는 영문학자 김우식 시인

김우영 2021-08-31 (화) 21:49 2년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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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박사 김우영 시인 세 번째 시집 『걷는 시인 김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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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는 시

  서해의 진주 변산
  고사포항 방파제에 누워
  태풍 마이삭의 구름을 본다

  울창한 송림 야영지 위로
  구름들이 참한 시어를 갖고
  둥둥 떠 다니고 

  새우섬까지 모세의 기적 바닷길따라
  모시조개 백합이 가득찬
  양파자루 챙겨 든 아이들의 두 손

  물 빠진 바닷가는 아이들의 신세계
  갯지렁이 고동, 칠게 잡던 어린시절

  개양할매 전설을 품은 수성당과
  적벽강 위로 태풍은 지나가고
  유년의 기억은 되살아나고
    - 영문학박사 김우식 시인의 시 ‘고사포항에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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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뜻한 김우식 시인과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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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르런 서해바다 싱그러운 바람이 시나브로 불던 지난 2013년 여름날. 전북 부안 출신으로서 대전에 거주하는 김우식 시인을 만났다. 쾌남아 기질과 푸르른 서해바다처럼 맑은 시를 쓰는 영문학자 김우식 시인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같은 고향의 이웃 마을이고, 같은 길을 가는 문인이며, 술을 좋아하는 사이로서 살가운 도반(道伴)이었다. 그리고 친근감이 드는 것은 이름이 김우영-김우식, 문학박사라는 동의어로서 호형호제(呼兄呼弟)로 잘 지내고 있다.

  이 세상에 만나는 사람의 이름 석 자 중에 하나가 같으면 같은 길을 가는 인연이요, 두 자가 겹치면 맘을 섞어가는 도반이요, 세 자가 같으면 등가성(等價性)개념의 가족같은 관계라고 한다. 따라서 김우영-김우식 시인의 이름이 ‘우’ 자가 두 자 겹쳤으니 맘을 섞어 사는 형제애를 가진 셈이다.

  이런 사이를 보고 주변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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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분이 형제간이세요?”

  “두 분이 글도 잘 쓰고, 잘 생겼어요!”

  이런 주변의 응원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의 꼬인 굴레의 환경속에 형제의 우정이 멀어져가는 환경이 되었다. 이에 따라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호형호제하던 ‘우영 우식 형제의 만남’은 10여 년을 못만났다. 그러나 종종 서로의 우정을 전화와 카톡으로 전하며 지냈다. 또한 문학소식을 주고 받으며 지냈다.

  며칠 전에 김우식 시인한테 전화가 왔다.

  “형님 잘 지내시지요? 제가 시집 하나 냈어요. 보내드리지요.”

  “아이고, 아우님 축하해요. 반가워요. 더욱 건필 빌어요.”

  그런 후 기다리던 오늘 김우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걷는 시인 김우식』이 도착하였다. 받자마자 오랜만에 반가운 맘으로 시집의 결고운 시 한 편, 시 한 편을 넘겨보았다.

  매일이다시피 전국에서 발송되어 오는 각종 문예지가 많치만 오늘처럼 반가운 시집을 받아보기는 드믄 예이다. 마치 외국을 다녀온 아우를 버선발로뛰어나가 맞아들이는 느낌이었다.

  “아이고 반가워요. 우식 아우님. 허허허---.”

  “그래요. 형님 살펴보세요. 고마워요.”

  2. 보석보다 더 영롱하고 맑은 명징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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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식 시인이자 영문학박사는 전북 부안에서 출생하여 현재는 대한민국 중부권 한밭벌 대전에 거주한다. 영문학에 대한 향학열에 따라 고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문학박사)하고 보석의 영롱한 빛보다 명징하고 맑은 시를 쓰고 있다.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와 대전중구문인협회 영문학평론분과위원장, 대전시인협회부회장과 한국작가회의 대전지회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이팝나무 아래 서다』 『아침 숲에 들다』 『걷는 시인 김우식』과 격조높은 논문집 『로버트 브라우닝의 극적 독백시의 특성』등이 있다.

  2021년 7월 30일 김우식 시인이 출간한 제3시집 『걷는 시인 김우식(문경출판사 刊, 구입문의 전화 042. 221-9668, 119쪽 값 10,000원)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당 15편씩 총 60편의 간결하고 정갈한 시인의 에너지와 서정성 메타포(Metaphor)로 상재된 시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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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부 ‘다시 동명항에서’를 시작으로 제2부 ‘6월이 오면’, 제3부 ‘그 여자네 집’, 제4부 ‘친구여 힘드냐?’로 60편의 알곡찬 시어로 바구니에 빼곡히 채워진 결고운 집합체였다.

  시집 말미에서 작품해설을 쓴 김석영 시인은 김우식 시인을 ‘구도(求道)의 길을 걷는 순례자에게 바치는 헌시(獻詩)’라며 ‘뚝배기에 묵은지를 넣고 지져낸 맛의 웅심(雄心)깊음에 몸이 이끌리는 시.’라며 칭찬하고 있다.

  그러면서 길의 철학이자 걷기의 존재론을 주장한 중국 장자(莊子)의 제물론(齊物論) ‘도행지이성 제물지이연(道行之而成 濟物之而然)’을 인용하고 있다. 즉, ‘길은 걷는 사람이 걸어 다녀서 만들어지고, 사물의 이름은 사람들이 불러서 그렇게 된 것이다.’라고 한다.

  또한, 황인칠 시인은 김우식 시인의 시집『걷는 시인 김우식』뒷장 아포리즘(Aphorism)에서 이렇게 표현한다.

  “서른 여섯 백합처럼 흰 얼굴로 기억되던 엄니가 살구꽃 지난 봄날 먼 나들이를 떠나셨다. 쨍하고 해뜰 날을 즐겨보지도 못하고 서둘러가신 그곳. 천국이 있다면 어머니 계신 곳. 김우식 시인의 어머니 헌정 시집.”

  이어, 김명이 시인도 이렇게 추천의 글을 올렸다.

  “김우식 시인의 시는 시인이 이미지로 풀어놓은 언어의 사물 형상들 속으로 독자를 유도하며 압도적인 시정의 시공간에 걸음을 멈추게 한다. (下略)”

  끝으로 뒷장 추천의 글에서 이렇게 의미를 부여한다.

  “표제시 『걷는 시인 김우식』은 변화와 생성의 원리에 근거항 ‘길의 철학’이자 ‘걷기의 존재론’을 탁월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下略)

  3. 찬 눈(雪)속에 피어나는 결고운 서정시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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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등천 아파트촌 ‘달빛수선’ 아줌마는
  모두 잠든 밤에 수선을 한다

 

  고개 무거운 밤이 깊으면
  삶의 헤진 구석 실밥 가지런하게 기워지고
  그녀의 시름 속으로 달빛이 흘러간다

  어린 물새처럼 늘어진 어깨
  서창으로 흘러든 달빛

  그녀가 굴리는 재봉틀 소리는
  귀뚜라미 소리에 섞여 멀리 하늘로 날아갔을지 몰라

  청상(靑孀)의 울음소리 뼈마디로 삭여  
  희디흰 달빛으로 풀어내 

  반짇고리 속에 담았을지 몰라

  그녀가 가슴으로 부르는 청춘가는 

  밤 부엉이 소리에 묻혔을지도 몰라

  중년의 어둠이 달빛 양복을 입고

  그녀에게 푸른 팔짱을 걸어올지도 몰라
 
  허기진 달빛
  바람의 가쁜 숨결

  수선소의 밤은 깊어가고
   - 제1시집 『이팝나무 아래 서다』중에 ‘달빛수선소’ 전문

  연분홍 철쭉꽃이
  펑펑 터지는 봄이 왔다

  유성시장 입구에 봄이 가부좌를
  틀고 앉았습니다

  욕쟁이 할매의 좌판에도
  황새냉이와 달래 등으로
  봄이 한 창입니다

  봄볕만이 좌판을 응시하고
  흥정을 벌입니다 조치원에서 온
  아줌마가 좌판에 푸른 봄
  또 하나를 꺼내놓습니다

  그녀의 두툼한 입술엔 허기진
  봄의 눈물이 묻어있습니다

  걷어낸 좌판위로 두꺼운 어둠이 깔릴 때
  냉이 국이 올라오는 

  오늘 저녁은 누이의 얼굴같은
  저녁달이 핑계 좋게 뜰 것도
  같습니다
  - 김우식 시인의 시 ‘유성시장 엘리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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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의 전령사를 문장에 도입시켜 맑은 서정성을 기반으로 회한으로 빚어내는 ‘달빛수선소’의 유연한 메타포는 수작(秀作)이다. 노련한 시문장의 배합과 어귀를 맞추어가는 노련한 시력(詩歷)의 자연스런 배치가 유니크(Unick)하다.

  ‘유성시장 엘리지’에서는 연분홍 철쭉꽃이 등장하고 가부좌를 틀어앉아  욕쟁이 할매의 봄을 살갑게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다. 끈끈한 삶의 휴머니즘(Humanism)이 황새냉이와 달래로 스멀스멀 피어난다. 서민의 삶에 대한 잔잔한 내음이 물씬 풍겨난다. 시의 종연(終聯)에서 이 시의 백미(白眉)를 이루고 있다.

    “오늘 저녁은 누이의 얼굴같은
  저녁달이 핑계 좋게 뜰 것도
  같습니다.”

  4. 충남 공주 심은석 시인 『날마다 걷는다』와 같은 존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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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의 철학이자 걷기의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근래 시집 『날마다 걷는다 』라는 시집을 출간하고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충남 공주경찰서 심은석 시인의 시 ‘날마다 금강을 걷는다’를 등가개념(等價槪念)에서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미호천과 금강이 합강천에서 처음만나
  웅덩이에 소용돌이며 짝 짓기 하는 데

  가문 날엔 강바닥은 갈라진 손바닥이고
  폭우에 황토물이 넘치고 물꼬싸움에 농심 사납더니
  이제는 큰물 가득하여 그 옛날 금강을 다시 본다

  예전에 뱃사공 노 저어 건너편 청벽나루가
  난개발 구조물에 갈라진 실개천이 되었는 데

  이제는 수상스키, 글래핑, 체육공원
  비 오면 닫고 가뭄에 열어 생명수 만든다
    - 심은석 시인의 시집 『날마다 걷는다』중에서 ‘날마다 금강을 걷는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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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인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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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별이 하늘에 있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별들은 저마다 신에 의하여 규정된 궤도에서 서로 만나고 또 헤어져야만 하는 존재이다.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전연 무모한 짓이든지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저 유명한 독일의 시인 ‘헤르만 헤세’는 인연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깊은 물 속에 잠기듯이 감정의 밑바닥까지, 인연이 쉬고 있는 밑바닥에 이르기까지 깊은 생각에 잠기었다. 인연을 아는 것은 사고요, 사고를 통하여서만 감각은 인식이 되어 소멸되지 않을 뿐 아니라 본질적인 것이 되어 그 속에 있는 것이 빛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었다.”

   1930년대 대한민국 영문학자인 금아(琴兒) 피천득 작가는 눈(雪)처럼 맑은 글을 쓰기로 유명하다. 그는 인연을 이렇게 소중하게 그리고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 나가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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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묽은 안개가 슬픔처럼 잠겨있는 수목원의 아침
  참 많은 기운찬 산들을 넘어 왔고


  참 많은 시린 강들을 건너 왔다
  심연의 미로와 암흑의 눅진한 길을 용케도 지나왔다.

  나는 또 얼마만큼의 우울의 무게를 짊어지고
  저 하현달을 향하여 고독의 행군을 해야 하나?

  혼자 있어서 외로웠던가
  술 취해서 노래했던가

  노래하다 술 취했던가
  죽은 척 살아왔던가
  살아서 죽은 척 했던가

  또 6월이 간다

  수목원 속으로 진한 초록의 끝이 젖어 들고 있다
  부풀거리는 안개속으로 초록의 잎들이 피어오른다

  내 삶의 한 페이지가 시린 푸르름 속으로
  소리 없이 흘러간다
  - 영문학박사 김우식 시인의 시 ‘한밭수목원에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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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문학평론가 김우영(金禹榮)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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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문학박사
․중부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한국어학과/ 동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연세대학교 농업개발원 낙농학과 졸업
․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외래교수를 거쳐 외무부 한국해외봉사단 코이카 파견-아프리카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렘 국립 외교대학 대외관계연구소 한국어학과 교수
․ 장편소설집『코시안(Kosian)』부부에세이 문학박사 김우영작가의『문예창작론』단편소설집『라이따이한』등 저서 총34권 출간
․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대표․대전중구문학회 회장
․ 2013년 중국칭다오연해문학상 및 호주문학상 수상
․ 한글세계화운동연합 대전본부장
․ 네이버 및 다음넷 포털사이트 인물사전 등재
․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지역예술가 40인 선정,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 감수위원, 세종학당재단 2021년 세계한국어대회 연수참가
․ 2021년 충남교육청 작은학교 지역위원회 위원
․ 김우영 작가(키타리스트)와 김애경 성악가 부부듀엣 노래하는 風流歌客
    (KBS-TV 아침마당 연속 2회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