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서 나를 찾는다] 진정한 여행/ 나짐 히크메트

오양심 2018-10-02 (화) 17:10 5년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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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국 作/ 한국의 나폴리(경남 통영에서)>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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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끼나와에서>

 

신산(新山) 오양심/ 시인. 건국대학교 통합논술 주임교수>


우리는 외로울 때,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을 때, 누구를 위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자문자답(自問自答)할 때가 있다. 허공에 대고 헛웃음을 웃을 때도 있다. 방황하고 고뇌하며 무언의 기도를 할 때도 있다.

삶이 막막할 때 그리고 팍팍할 때, 시를 읽으면 여행이라는 희망을 말해준다. 인생여정의 떠남과 돌아옴을 말해준다. 우리는 떠나지도 멈추지도 못하는 바람이 되지 말고, 요란하지 않게, 그렇다고 특별할 것도 없이 배낭하나 달랑 메고 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은 일상에서 살아 숨 쉬는 시간의 체취를 느끼게 해준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와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자연의 이야기를 조용하고 가식 없이 전해준다.

히크메트(1902.1.20.~1963.6.3.) 터키의 서정시인이다. 1902년 그리스의 살로니카에서 태어났다. 1916년 터키의 고급관리 아들로 이스탄불의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였다. 2년 후, 해병들의 혁명운동에 가담한 죄로 군적에서 제적되었다.

1921년에 모스크바의 쿠토베에 유학, V.V.마야콥스키를 만나 그의 영향을 받았다. 1924년 터키로 돌아와 공산당에 입당하였다. 1937년에 체포되어 감옥안에서 시(詩)와 희곡을 썼다. 1950년에 석방되어 이듬해 모스크바로 망명하였다.

일본의 히로시마[廣島]를 읊은 <죽은 계집아이>, <일본의 어부> 등의 시가 있다.
그 밖에 희곡 <다모클레스의 칼>, 소설<로만치카>등의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