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인 탐방)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대전중부지회 대전 홍키호테 홍경석 홍보이사의 ‘오나가나 그놈의 돈이 웬수?’

김우영 2021-01-17 (일) 11:43 3년전 813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0947_6713.jpg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대전중부지회(지회장 송일석 시인)소속의 대전 홍키호테 홍경석 홍보이사의 ‘오나가나 그놈의 돈이 웬수? 에 대하여’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0993_0073.JPG
  

  첫눈에 반한 내 인생 최초의 여인. 그녀와 결혼하여 40년을 살고 있습니다. 못난 이 남편을 내조하는 것도 모자라 아이들까지 아주 잘 키워줘서 정말 고맙다!

  ​“황복희 여사, 사랑합니다!!”

  누구나 해마다 생일을 맞는다. 어려선 내 생일이 되어도 하나도 반갑지 않았다. 어머니가 부재한 때문이다. 그나마 할머니가 계셨기에 미역국은 한 그릇 얻어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용돈을 주는 사람도, 주전부리를 사주는 이도 전무했다. 그렇게 실속 없는 생일을 거듭하다가 나이가 차 결혼했다. 아내가 생기니 역시 확! 달라졌다.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130_8249.jpg 

  미역국에 맛난 반찬이 상을 가득 채웠다. 그런데 공교롭게 아내의 생일 바로 이틀 뒤가 내 생일이(었)다. 따라서 ‘묻어가는 생일’이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예컨데, 아내 생일에 끓인 미역국이 많을 땐 그걸 내 생일날에도 먹는 것이다. 물론 용의주도한 아내가 그 정도까지 무성의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하여간 올해도 그러한 패러다임은 여전했다.

  해마다 아내 생일을 맞으면 나름 예우를 했다. 여유가 있다면 비싼 패물 내지 여자들의 로망이라는 명품가방이라도 사줬을 것이다. 사는 형편에 그림의 떡이다.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062_0644.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09_0437.jpg

  다른 건 몰라도 최소한 꽃바구니와 외식만큼은 빠뜨리지 않았다. 그제 점심에 대방어를 먹은 건 이런 수순의 연장이다. 효자 아이들도 선물과 용돈을 잊지 않았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묻어가는 생일답게 정작 내 생일엔 용돈을 받기 힘들다. 이틀 먼저 생일을 맞는 아내의 통장에 아이들이 보낸 용돈이 벌써 ‘꽃힌’ 때문이다. 아이들로서야 그 돈을 우리 부부가 양분(兩分)하여 용돈으로 쓰라는 의도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일단 마누라 통장에 들어간 돈은 요지부동(搖之不動)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경제적 코로나 봉쇄시대’인 즈음에선 더더욱 마누라 눈치가 보이는 때문이다.

  그래서 드는 생각인데 이런 경우에 생감이라는 ‘거간꾼’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으로선 생경하겠지만 과거엔 ‘생감’ 제도가 있었다. 밀주(密酒)와 불법 벌목(伐木)을 가가호호 다니면서 감시하던 사람을 말한다.

  즉, 자녀가 준 부부공용의 용돈을 부부 중 한 사람이 독점할 때 이에 간섭하여 조정을 해 줬더라면? 이라는 바람에 공연히 해보는 소리다. 배우 김응수에 의해 유행어가 된 ‘묻고 더블로 가!’라는 장면이 오버랩 된다. 이는 극중 진행하는 도박판을 좀 더 키워 두 배로 금액을 걸겠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택시를 타고 장거리를 가야 하는데 공교롭게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이럴 때 역시 더블(두 배)로 돈을 내겠다고 말을 하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것이다.

​  상황이 호전되어 내년의 아내 생일부터는 올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의 대접을 해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무튼 그제의 아내 생일에 이어 오늘은 내 생일이다. ‘6학년 3반’이 된 것이다. 쓸데없이 나이만 먹었다는 생각에 부끄럽다.

  아내는 한 때 젊어서 절세가인(絕世佳人)이었다. 남편을 잘 못 만나는 바람에 그만?

  “아무튼 오늘 당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오나가나 그놈의 돈이 웬수?’ 웬수(怨讐)는 ‘원수’의 충청도 방언이다. ‘원수’는 원한이 맺힐 정도로 자기에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집단을 뜻한다. ‘삼식이’로 넉 달째 칩거하다 보니 마누라에게 있어 나는 분명 ‘웬수’일 터다.

  어제 서울에서 딸네 식구들이 왔다. 이벤트로 아내에게 결혼 40주년 기념 표창장과 약간의 돈을 봉투에 담아서 줬다. 표창장을 읽는데 만감이 교차하면서 울컥 눈물이 솟았다. 외손녀가 용기를 내라며 박수를 쳐 줘서 겨우 낭독했다.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062_1279.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81_9477.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82_496.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82_5581.jpeg

(2020.12.19 대림관광호텔 CMB대전방송 연말특집 '한밭낭만트리오' 촬영을 마치고)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82_6478.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83_7662.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83_847.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283_9443.jpg 

글쓴이/ 문학평론가 김우영 작가

한글세계화운동본부 대전본부장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45444_6712.jpg


12653133cadc8858990eb5ee3b0cbf13_1610851765_18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