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첫 시집『침묵과 침묵의 틈새』출간한 대단한 남자,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 길공섭 시인과 대전천 동행

김우영 2020-12-10 (목) 13:34 3년전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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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동구문화원 길공섭 원장님의 첫 시집『침묵과 침묵의 틈새』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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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중물 시

 

  철커덕
  스르륵
  그놈 참

  인생을
  산하를
  흐름을
  멈추게 하는

  대단한 놈
  신기한 놈
  네가
  나를세운다
    - 길공섭 시의 시 ‘대단한 놈’ 전문

  1. 대전동구문화원 길공섭 원장님 첫 시집『침묵과 침묵의 틈새』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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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동구문화원 길공섭 원장님은 평소 평자(評者)가 존경하는 문화인이다. 길 원장님은 금산 부리면 출신으로서 시인이며, 수필가이고, 사진작가이며, 문화행정가이다. 금산 출신으로는 대표적인 문화예술 출향인이며, 대전광역시에서도 뛰어난 충남 대전의 큰 문화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는 분이다.

  길공섭 원장님은 일찍이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젊은시절부터 인문학의 길을 걸어오면서 2008년 문학사랑 신인문학상을 받아 한국문단에 등단하였다. 현재는 동구문학회와 뜨락문학회 고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에 관하여는 긴 세월만큼 피사체를 담아내는 감각은 농익은 프로페셔날(Professional)이다. 그간 고향 금산사진작가협회를 창립한 후 초대회장,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 대학로컨텐츠협의회 회장, 한국문화원연합회 이사, 한국생태연구소 이사장, ㈜참좋은 대표이사 등을 맡고 있다. 사진집『생태계의 보고 식장산』『원도심 달동네』와 포토에세이『하얀 도화지 위의 풍경』『빛으로 그린 그림』『길공섭의 앵글 속으로』첫 시집『침묵과 침묵의 틈새』등이 있다.

  2. 대전문화행정가로 선이 굵은 호방한 호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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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동구문화원 길공섭 원장님은 뜻한 바 있어 지난 2009년부터 제4대에서 부터 현재 제6대째 문화원장을 이어가고 있다. 길 원장님은 “동구의 풍부한 전통문화 자원을 살린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 주민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대전광역시 5개 구 문화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 시민의 문화적 욕구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합체 역할을 하는 대전문화원연합회가 있다. 길 원장님은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2년 제9대 대전연합회장을 맡은 데 이어 2017년 12월 20일 대전문화원연합회장을 연임했었다.

  대전 동구문화원은 10여 년간의 자양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지난 5월 28일 새로운 ‘가오동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동구의 신도시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는 가오동으로 이전한 동구문화원은 자양동 원사보다 2.5배, 대지면적은 4.5배 넓어졌다. 기존의 문화강좌실과 함께 전시관, 음악홀 등을 갖춰 다양한 문화적 컨텐츠로 구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언제나 호방하게 웃으며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호연지기(浩然之氣)의 희극적인 삶을 영위하는 길공섭 원장님을 보면서 지난 17세기 프랑스 모랄리스트 ‘장 드 라브뤼에르’의 말이 생각난다.

  “인생이란 느끼는 자에겐 비극, 생각하는 자에겐 희극이다.”

  ‘유능한 사람은 배우기에 힘쓰는 사람’이라고 한다. 시와 수필, 사진 등 문화예술활동과 문화컨텐츠 개발, 문화연구 프로젝트에 힘 쓰는 길공섭 원장님의 남다른 투혼 의지에 후학으로서 존경심이 우러난다.

  지역사회에서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Romantist)요, 가슴 따스한 휴머니스트(Humanist)’로 불리는 대전동구문화원 길공섭 원장님. 바람처럼 스치는 작은 인연도 호주머니에 넣었다 챙기는 길공섭 원장님을 보면서 지난 19세기 맑고 서정적인 수필의 금자탑을 세운 금아(琴兒) 피천득 작가는 인연에 대한 어록이 생각이 난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3. 길공섭 시인의『침묵과  침묵의 틈새』따라 대전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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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공섭 시인님은 지난 10월 첫 시집『침묵과 침묵의 틈새(도서출판 이든북 刊, 값10,000원, 111쪽)』를 출간하였다. 시집 인사말에서 ‘시는 말이라며 그동안 각 문학동아리에서 활동하며 쓴 작품을 51편을 모아 출간하였다.’고 한다. 본 시집은 ‘세월의 앙금을 끌어올린 시학’이라는 대전대학교 국문과 ‘한상수 교수님’의 격조높은 작품해설로 알뜰하게 꾸며져 있다.

  길 시인님의 첫 시집『침묵과 침묵의 틈새』에서 마중물 시와 본문 시, 닫는 시 몇 편을 감상해보자.

새벽이면
대전천으로 간다
열정이 가득하다
그곳에
보약이 가득하다

비틀비틀
어정어정
천태만상
보약 한 사발

폭우로 고장 난 길
걷는다
왜가리 외로움 털면
비 젖은 비둘기
숨죽인 피라미
발자국 소리에
새벽을 깨운다

대전천에
사랑이 출렁인다
  - 길공섭 시인의 시 ‘대전천 연가’ 전문

  길 시인님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전천 연가’를 연재하는데 평자는 독자로서 늘 배독하고 있다. 아침마다 마주하는 생태환경 사물의 리얼리즘한 대전천 풍경을 보고 쓰여지는 살가운 시는 카메라 피사의 쪼임체를 잡고 셔터를 누르듯 정교하다.

  평범한 삶 속에서 건져 올리는 해맑는 시어를 깊은 중년의 통찰력으로 나열하는 ‘대전천 연가’가 실증적인 표본이다. ‘대전천으로 간다/ 열정이 가득하다/ 그곳에/ 보약이 가득하다// 어렵지 않은 생활속 서정정 자아를 색감있고 고르게 나열하고 있다. 또 이어지는 시편 ‘비틀비틀/ 어정어정/ 천태만상 보약 한 사발// 폭우로 고장 난 길/ 걷는다/ 왜가리 외로움 털면/ 비 젖은 비둘기//’ (중략)  ‘대전천 연가’에 의성어를 차용하여 보약이라는 의미어 표출로 비젖은 비둘기의 메타포(Meta`phor)로 승화시키는 시력(詩歷)에 공감이 간다.

  아래는 길공섭 시인의 시 ‘눈물 짜거운 어머님’ 전문이다. 함께 보자.

  서정적 자아를 통한 고른 레토릭(Rhetoric)표현으로 쓰여진 시편 ‘산과 들에 핀/ 아름다운 금성산 수묵화/ 그 풍경보다 더 고왔던 어머니//’(中略)로 시작되는 ‘눈물 짜거운 어머님’ 시는 가슴 저리도록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또한 이어지는 시 ‘요양병원은 현대판 고려장이라던 어머님/ 꼬박 일 년을 308호실/ 세월 속에 가두어진 인생/ 그 속에 머문 무념의 한이 서린다//’에서 어머님에 대한 애원과 처연함이 우리를 아프게 한다.

  길 시인님은 노모와 사모님 병구완에 애를 쓰고 있다. 효자에 애처가로서 중년에 겪는 그만의 허허로운 상념을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평자의 아픔 또한 아련하다. ‘어릴 때는 어머니 품 병원이었는데/ 아픔을 품을 수 없는 시간/ 어머니 어머니/ 내 어머니//’(중략) 그 어머님은 그의 어머님인 동시에 우리의 어머님이기에 우리는 눈물의 샘가를 서성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세기 조선 중기의 문인 송강(松江)‘정철 시인’은 “오동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비로소 가을인줄 알았다.”라고 탄회하고 있다. 늘 아침마다 거니는 대전천 실안개와 밤새 내린 무서리의 청초한 잎새를 보며 길 시인님은 인생의 무상함과 세월의 야속함에 긴 호홉으로 고르고 있다. 

  깊은 웅혼 중년 시인의 빛나는 황혼 길목에서 쓴『침묵과 침묵의 틈새』시집 전편에서 언지지장(言短志長)을 느낀다. 문학이란 삶에서 오는 갈등의 해결방식이다. 자연과 인생에서 보고 체험한 생각과 느낌을 상상력을 통하여 율문적인 언어로 간결하게 압축 형상화하는 창작문학의 양식이 바로 시이다.

  길 시인님은 문학담론과 시론으로 쓴 침묵과 침묵간 틈새 인생에서 삶을 정교하게 에스프리(Esprit)로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쏜살같이 흐르는 찰라에  간극에서 한 줄기 바람에 흩어질 인생 연극무대에서 우리는 오늘도 열연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늘 대전천을 거닐며『침묵과 침묵의 틈새』대단한 남자,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 길공섭 시인님과 행복한 동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닫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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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 금강문화예술인협회 황한섭 회장님과 대전동구문화원 길공섭 원장님)

침묵과 침묵간의

틈새 인생이다

바람처럼

날아갈 쏜살같은 인생이다

그름처럼

한 줄 바람에 흩어질 인생이디
  - 길공섭 시인의 시 ‘인생이란’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