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순 시] 애기똥풀
관리자
2020-09-28 (월) 11:17
3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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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순 시인
북한강과 남한강이 머리 맞대고 합수하는 양평에서 애기똥풀이 4월을 어르고 있었습니다 용문산 정수리에 대고 핀 꽃으로 말이 애기똥풀이지 얼마나 기가 세고 독한지 벌레도 범접하지 못한다 하였지요 어디나 초행은 더듬거리기 마련이지만 50년 만에 만난 누나 갈월사 애기똥풀에서 찰랑찰랑 물바람 소리가 났습니다 잠은 더디 오고 꿈은 빠르게 새던 소쩍새 소리에 애기똥풀이 한풀 더 울었음을 알고 수목장 오솔길 따라 걸었습니다 날 꺼내라 날 꺼내라 1000년을 벼르다 나온 미륵불이 애기똥풀 몰고 온 아침 나와 日을 꺼내라 칼날과 날것을, 너무 생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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