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만난 사람)휴머니즘 시를 쓰는 대전지방경찰청 심은석 총경

김우영 2020-06-07 (일) 19:54 3년전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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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대전지방경찰청 심은석 총경

□ 심은석 시인의 애송시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의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 정호승 시인의 시 ‘수선화에게’ 全文

(심은석 시인이 행사장에서 자주 애송하는 시)

  1. 신록짙은 푸른색 그리움이 수선화로 피어나 시인의 옷을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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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 김애경 부부작가 출판기념회에서 감사패를 받는 심은석 시인과

감사장을 수여한 중부대학 한국어학과 최태호 교수 

  2010년 이 맘 때 대전의 명산 보문산에 신록 짙은 푸르러움이 홀씨되어 중구 선화동에 뿌려지던 날. 옛 충남도청 앞 식당에서 ‘청곡(靑谷) 심은석’ 시인과 함께 파롯한 푸성귀로 소담스런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청곡과 시와 시인, 그리고 그 주변의 현황들에 대하여 광범위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시 청곡은 충남지방경찰청 경무계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첫 인상이 강골의 무인 경찰관 같지 보이지 않은 차분하며 깔끔한 선비의 모습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첫 인상이 그 사람의 인식을 좌 우 한다더니 그후 청곡 시인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는 시를 써 유명한 영국의 시인 ‘셀리’(Shelley)는 시와 시인에 대하여 이렇게 말 하였다.

  “시는 가장 행복하고 가장 선한 마음이며, 가장 행복한 삶의 순간에 기록이다.”

  청곡과 대화를 해보니 지난 학창시절부터 문학에 심취하여 많은 독서를 비롯하여 습작의 시와 수필을 써 오고 있었다. 그리고 경찰관업무라는 특수한 직장생활에서도 문학적(文學的) 시혼(詩魂) 에스프리(Esprit)끈을 놓치 않고 틈틈히 연마하고 있었다. 이런 일련과 인문학적인 수련을 통하여 심신을 다져왔기에 외모와 마음이 선하고 온화하다고 보여진다.

  이런 인연으로 10여년 평자(評者)와 수시로 살가운 인간적, 문학적 만남이 시작되었다. 이후 업무의 탁월함과 성실성이 직장에서 반영되어 총경으로 영전, 고향 공주시 인근 세종경찰서 초대 서장으로 부임하여 따뜻한 시심(詩心)으로 시민(市民)의 안전을 살피며 근무를 하였다. 이때 평자는 몇 몇 문인들과 조치원역 부근에서 만나 뜻깊은 만찬을 나누며 친교의 자리를 가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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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경찰서 서장 시절 김우영 작가

일행의 방문기념 만찬중 시낭송하는

심은석 시인

 

  청곡은 그간 오랜 습작을 통하여 연마를 거듭한 끝에 문학적 역량을 발휘하여 경사를 이룬다. 2010년 8월 9일 서울대학교 구인환 교수님 추천으로 문예지 신인상을 수상하며 한국문단에 등단하였다. 이어 서울 한국국보문학과 인연이 되어 첫 시집『햇살 같은 경찰의 꿈』을 상재하고 이어 수필집『사람의 향기를 그리며』를 출간하였다. 그리고 한국문학신문에 정기적으로 좋은 글을 올려 전국적인 독자를 확보 인지도가 높은 시인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신록짙은 푸른색 그리움이 수선화로 피어나 시인의 옷을 입은 것이다.

  청곡 시인의 향리(鄕里)충남 공주의 선배 시인 나태주 선생은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심은석 시인의 시 에서는 전혀 경찰관 냄새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선량한 소시민의 눈초리가 들어있고 평범한 생활인의 모습이 보였다. 물론 경찰업무와 관련된 글이 없지 않을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전혀 군림한다든가 억지를 쓰는 그런 분위기가 보이지 없다. 놀랍다고 할까! 감사하다고 할까! 이 땅에 이런 경찰관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축복이요, 행운이다. 경찰에 대한 기존관념을 싹 씻고도 남음이 있다.”

  2. 『햇살 같은 경찰의 꿈』을 그렇게 날마다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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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 시인의 시집

『햇살 같은 경찰의 꿈』

  아래의 글은 대전 중도일보의 김민영 기자의 기사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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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나태주 시인

  “세종시경찰서 초대 경찰서장으로 부임하고『햇살 같은 경찰의 꿈』이란 시집을 낸 심은석 서장. 청소년 시기부터 가슴을 뛰게 한 게 있었다. 시를 쓰는 일이 그렇다. 토요문학이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습작을 했고 경찰대학 문학동아리에서도 시를 썼다. 40대 중반이 되어서 삶 속에서 인생을 돌아보며 본격적인 시작(詩作)을 했다. 특별히 시를 배운 적도 없는 그는 경찰관이란 특수한 직업으로 현장에 점철된 갈등과 인간의 문제들을 시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프랑스 국민들이 어떤 직업을 지녔더라도 생의 말년에는 시인이 되고자 열망하는 것처럼, 그에게 시는 즐거움이요 여유와 삶의 존재이유인 것이다. 어릴 적부터 손으로 모를 심고 모내기를 했다. 볏짚으로 가마니를 만들기 위해 온 가족이 일을할 정도로 가난했다. 소꼴을 베고 추수하며 감도 따고, 누에도 키우고, 참외농사, 수박농사를 하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김치와 멸치볶음이 담긴 도시락 두 개를 들고 다니며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배도 고프고 가난하게 공부했다. 그런 가난과 어려움이 오히려 자신을 강하게 만들었고 경찰대학을 들어가서는 더욱 심성이 강인해졌다고 심은석 서장은 말한다.” (中略)

  청곡 시인의 시집『햇살 같은 경찰의 꿈』을 보고 중부대학교 문학박사 피기춘 시인은 같은 동료경찰관 입장에서 남 달리 고매한 인품을 흠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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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학교 문학박사 피기춘 시인

강원도 강릉경찰서 경찰관 퇴직

  “ ‘사랑은 평생 익어가는 과일이다.’ 라고 말 한 것처럼 심은석 총경은 국민을 위하여 치안의 파수꾼으로 헌신봉사하며 익어가는 과일 형상을 실현하고 있다. 유년시절부터 자연과 문화가 아름다운 고장 충남 공주에서 출생하여 공직생활중에 여가를 틈틈이 활용 시를 쓰는 일은 축하 할 일이다. ‘경찰과 시인!’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도 드믄 일이다. 경찰공무원 중에서도 가장 바쁜 자리가 일선 경찰서장이다. 이 같은 열악한 환경과 여건 속에서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계발하고 더욱 찬연한 문학의 꽃을 피워가는 심은석 시인의 소명의식은 감동 그 자체이다.”

  또한 청곡 시인은 자신의 시집『햇살 같은 경찰의 꿈』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바쁜 공직생활속에서 따뜻한 감성적 언어로 나름대로 분망한 삶의 시간대를 건너며 시를 세상에 보여 용기를 주고 싶었다. 평범한 삶의 현장이 시라는 생각으로 ‘이 땅의 가장 완벽한 알파벳’ 아름다운 한글로 표현해보자는 것이다. 인간은 착한 본성이 있음으로 누구든지 가슴 따뜻한 시인이다. 미국의 작가 ‘노만 핀센트 필’의 지적처럼 ‘시적 치유(healing)'의 교시(敎示)처럼 나쁜 생각도 시를 읽으면 착해진다. 유치장의 강력팀 사무실과 지구대, 파출소에도 시집을 비치하여 나쁜 생각을 가진 분이 있다면 착한 시를 들려주련다. 항시 범죄와 사고를 벗하는 고단한 경찰관의 삶 속에도 따듯한 시어가 힘이 되었으면 한다. 여기 쉬운 시어(詩語)에서 잠시 위안 받으시고 시인되시기를 소망하며, 지금보다는 아직 살피지 못한 아픈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리고 싶다. 소중한 분들의 길이 되는 생명의 풀꽃에 쏟아지는 밝은 ‘햇살 같은 경찰의 꿈’을 그렇게 날마다 꿈꾸고 싶다.”

  3. 언제나 우리 곁에 사랑받는 대전경찰청 심은석 총경의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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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둔산경찰서장실에서 심은석 총경

  우리들의 사랑을 받는 청곡(靑谷) 심은석 시인은 양반의 고장 충청도 공주정안에서 태어나 공주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를 거쳐 경찰대학을 제4기로 졸업하고, 단국대학에서 행정학석사, 한남대학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각 각 마쳤다.

  뜻한 바 있어 23세의 젊은 나이에 경위로 임관하여 그간 경찰대학 교관을 비롯하여 경북지방경찰청 기동2중대장, 대전지방경찰청 교통경비과장, 정보과장,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충남 연기경찰서 서장, 세종특별자치시 초대서장, 영동경찰서장, 대전둔산경찰서장, 유성경찰서장을 거쳐, 현재는 대전지방경찰청 보안과장으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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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중구문학화와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에서 영전기념 표구화

  또한 경찰수사연구소 26기와 경찰대학 교수요원, 미국 FBI 아카데미 218기를 수료하고 충남지방경찰학교와 한남대학, 대전국제학교, 공주영상대학, 중앙경찰학교에 특강을 하고 있다. 특기는 태권도 3단, 합기도 1단, 일반경비지도사, 인명구조2급, 공공기관방화관리자, 일반 2급 취득, 워드 2급, 토익800, 라트67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틈틈이 여가를 활용 서울의 한국문학신문에 ‘치안 인프라는 비용 아닌 안전한 사회 투자’ 를 비롯하여 월간 국보문학, 대전중구문학, 해외문화지 등에 글을 인기리에 싣고 있다. 주요논문은 ‘한국경찰조직 발전방안에 대한 석사 연구논문’과 ‘고령운전자 인적요인이 교통사고 피해손상에 미치는 실증 박사 논문’ 등이 있다. 공저로는 ‘경찰외사교재’와 ‘교통안전도시매뉴얼’등이 있다. 문학저서는 시집『햇살 같은 경찰의 꿈』수필집『사람의 향기를 그리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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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 시인의 한국국보문학회 대상 수상패

  그간 대통령 및 국무총리표창과 경찰문화대전과 행정안전부 공무원문예대전, 청람문학상, 대산효행상 등을 수상하고 대전중구문학회,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코리아시낭송가협회, 한국국보문학회 등에서 시인과 시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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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결고운 아련한 정경의 시어 배열 메타포(Metaphor)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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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지금부터 청곡 심은석 시인의 푸르런 그리움 시원(詩園)을 따라서 시밭을 거닐어보자. 아래는 청곡이 쓴 ‘산골 수채화’라는 시이다.

  일반적으로 ‘경찰관’하면 강골의 무인(武人)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청곡의 시 ‘산골 수채화’를 보면 이런 생각이 싹∼ 가시게 된다.

산과 하늘만 보이는 빼곡한 솔잎 사이로
깨끗한 계곡물에 하마 얼굴  적시던 곳
보릿고개 삼년 나던 날

젊은이들 세간살이 구르마에 얹어 도회지로 떠나고
허물어진 담벼락에 기대앉은 할멈, 할아범 뒤로
적막한 한낮을 깨우는 멀리서 개들이 짖어대는 곳

주인 없는 초가지붕위에 동그라니 익어가는 초롱박에
낮달을 가리던 뭉게구름이 어디론가 달리는 곳
이젠 그곳에서 살고 싶다
 - 심은석 시인의 시 ‘산골 수채화’ 全文
 
  시 ‘산골 수채화’를 살펴보자. ‘산과 하늘만 보이는 빼곡한 솔잎 사이로/ 깨끗한 계곡물에 하마 얼굴  적시던 곳/’을 그리워하고 있다. 또한 이어진 시에서 ‘보릿고개 삼년 나던 날/ 젊은이들 세간 살이 구르마에 얹어 도회지로 떠나고/ 허물어진 담벼락에 기대앉은 할멈, 할아범 뒤로/ 적막한 한낮을 깨우는 멀리서 개들이 짖어대는 곳/’을 찾고 있으며 ‘주인 없는 초가지붕 위에 동그라니 익어가는 초롱박에/ 달을 가리던 뭉게구름이 어디론가 달리는 곳/ 이젠 그곳에서 살고 싶다//’하며 서정적 시어로 시골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아, 얼마나 소박하여 목가적(牧歌的)인가? 어디 여기에서 강골의 경찰관 무인 냄새가 나는가? 순수한 시골서정과 푸르런 휴머니즘이 물씬 풍기는 풍경화를 한 편 잘 감상했다.

  아래는 청곡이 세종시경찰서장으로 근무하여 남달리 다문화가족에 대한 애정을 갖는 대목이다. ‘외국인 노동자’라는 시를 살펴보자.

쉼 없는 밀링 선반에
다른 피부색 이방인
손놀림이 바쁘다

부서지던 공장도 잠든 밤,
옥탑 방 쪼그려 잠들기 전
담배 연기 마지막 자유로움이 포물선
새카만 하늘에 보낸다

사람 하나 뉘일 좁은 방안에
한 많은 사연이 연기로 꽉 차올라
창가에 맴돌다가

역만리 그리는
가족 얼굴로 스민다

그 옛날
이 땅의 젊은이들
서독 가서 석탄 막장에서 파묻힌 광부
소름 돋는 시체 닦아내던 간호사
열사의 땅, 사우디에서 목마르던 노동자

새벽을 하얗게 기다리는
이방인의 눈가에는
짜운 눈물이 시린 서리로 흘러 흘러내리고

인간의 존엄,
평등과 자유로움이
강물처럼 흐르기를

어제의 우리처럼,
오늘 그리고 내일에는
저들에게 소망한다
- 심은석 시인의 시 ‘외국인 노동자’ 全文

  위의 시 ‘외국인 노동자’ 시를 살펴보자. ‘쉼 없는 밀링 선반에/다른 피부색 이방인/ 손놀림이 바쁘다// 부서지던 공장도 잠든 밤/ 옥탑 방 쪼그려 잠들기 전/ 담배 연기 마지막 자유로움이 포물선/ 새카만 하늘에 보낸다// (中略)

  2019년 12월 말 국가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은 200여 만명이라고 한다. 또한 2050년에는 500여 만명, 니아가서는 2100년에는 1,0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다문화학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 명인데 5명중에 1명이 다문화가족이라는 통계이다.

  그야말로 21세기 다문화국가로 가고 있는 이때 청곡 시인의 ‘외국인 노동자’를 깊이 음미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는 제노포비아(Xeno Phobia. 이방인 기피증)현상을 버려야 한다. 낯선 민족에 대한 두려움과 기피증이 근래 동남아와 동북아지역의 다문화가족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근래에는 한국사회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다음은 ‘누에의 추억’이란 시이다. 함께 보자.
 
아내가 입혀 주는 부드러운 실크옷을 입을 때마다
옛  초가집 창호지를 밤새 사각대던 누에가 떠오르기도 하고
새벽안개 자욱한 산기슭에서 넓은 뽕잎을 따거나
보랏빛 오디로 아침밥을 대신하던 어린 날이 생각 난다

좁쌀만한 알이 애벌레되고
보름정도면 어른 손마디크기로 커서는
평생을 먹었던 뽕잎을 하얀 실로 게워 내어
달님같은 하얀 집을 짓고 그 속에서 잠을 자는데
고치속의 성충은 무슨 꿈을 꾸는지 궁금했었다.
 
나비되어 훨훨 날아다니거나
달콤한 꽃순에서 꿀먹는 꿈 깨기도 전에
실타래로 풀려서는 번데기 몸뚱이는 밥상위에서
고치는 비단실로
아낌없이 사람들에 다 주고 사라진다

초승달로 태어나 보름달로 자라다 스러지는
한 달 목숨인 달빛이 세상을 따듯하게 비추듯이
누에는 딱 한 달 살면서도
예쁜 비단 만들어 사람들의 몸을 덮나니
이 세상에서 진정한 헌신(獻身)을 알고 있구나?

날마다 다른 모습으로 세상을 비추는 달빛처럼
신비한 마술을 온몸으로 보여주면서
사람과 더불어 사는 고마운 생명이 아닐까?
- 심은석 시인의 시 ‘누에의 추억’ 全文

  충남 공주는 예전부터 누에를 많이 쳤고, 특히 섬유산업이 발달한 농촌이다. 따라서 청곡의 시에는 유난히 부모님과 시골정경이 눈물처럼 애처로히 등장한다. 그만큼 시인은 맘이 약하고 정이 많다는 표증이다. 옛것에 대한 그리움은 누구에게도 추억이며 그리움이다.

  현실의 아내가 입혀주는 부드러운 실크옷에서 옛 초가집 창호지를 밤새 사각대던 누에를 떠올리는 순수함과 새벽안개 자욱한 산기슭에서 넓은 뽕잎을 따는 모습, 보랏빛 오디로 아침밥을 대신하던 어린 날들에 대한 회억은 참으로 정겹다. 지나간 유년시절의 빛바랜 언어를 휴머니즘 문장으로 소박하게 빗어내고 있다.

  누에의 일생주기는 30~40일이며, 한 번에 600개 정도 알을 낳는 것과 고치 한 개 실 길이가 1,500m라는 글을 보면서 청곡은 가하 잠업(蠶業)전문가 수준이다. 그만큼 시골정서가 깊이박힌 가운데 결고운 아련한 정경의 문장 배열 메타포(Metaphor)솜씨가 가지런하다.

  5. 오랜세월 시재(詩材)와 시어(詩語),시력(詩歷) 절차탁마(切磋琢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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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는 ‘추억의 5일장’이란 시이다. 함께 살펴보자.

어릴 적에 엄니 따라 아우내 오일장에 가면
힘깨나 쓰던 삼남(三南) 장사치들


샅바싸움에 한 판 살풀이도 하고
아침 햇살 펄럭이는 적삼 입은 아줌마는
나막신발 벗겨 질듯 엉거주춤하며


밀집모자, 고무신, 낫, 칼, 만물상
기웃대는 사람들 구경하기도 하고
이리저리 능수버들 늘어진 포장마차에서


각 마을에서 물어온 소식 나누고
엿장수들 가위질에 각설이 타령에는 덩실대며 춤추었다

어느 햇살 가득 쏟아진 날
내가 아빠 되어 어린 아들 손잡고
지금도 팔딱대는 병천(柄川)으로 이름 바뀐 5일장에 가면

대한 독립 만세, 기미년의 함성이나
돌아가신 할머니와 같은 집안이던
류관순 열사 만세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하얀 저고리를 입던 엄니들이 총 맞아 피 흘리던
그날의 절규가  내 귓불 때리기도 하는데
장에 가길 좋아 했던 엄니를 행여 따라가지 못하면
동구 밖에서 하루종일 기다리던

내 어린 그날의 지루함을
문득 아들 얼굴에서 본다
- 심은석 시인의 시 ‘추억의 5일장’ 全文

  지금은 5일장의 풍습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예전에는 우리나라 지역마다 5일장이 섰다. 이날이면 마을에서는 마치 축제장에 가는 것처럼 너도 나도 장터로 향하여 시골길을 내처 걸어간다.

  청곡의 ‘추억의 5일장’을 보면 예전의 장터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어릴 적에 엄니 따라 아우내 오일장에 가면/ 힘 께나 쓰던 삼남(三南) 장사치들/ 샅바싸움에 한 판 살풀이도 하고/ 아침 햇살 펄럭이는 적삼 입은 아줌마는/ 나막 신발 벗겨 질듯 엉거주춤하며/ 밀집모자, 고무신, 낫, 칼/ 만물상 기웃대는 사람들 구경하기도 하고/’ (中略) ‘병천(柄川)으로 이름 바뀐 오일장에 가면/ 대한 독립 만세, 기미년의 함성이나/ 돌아가신 할머니와 같은 집안이던/ 류관순 열사 만세소리가 들리기도 하고//(末略)

  이런 5일장에 따뜻한 시의 종연(終聯)에서 ‘동구 밖에서 하루 종일 기다리던/ 내 어린 그날의 지루함을/ 문득 아들 얼굴에서 본다//’고 과거와 현재의 몽환 상호작용으로 시의 의미를 아련하게 감동으로 살려내고 있다. 이러한 시작기법(詩作技法)은 오랜 세월 시재(詩材)와 시어(詩語), 시력(詩歷)의 절차탁마(切磋琢磨)가 아니고는 불가능하다. 


  청곡의 글을 보면서 문득 독일의 시인 ‘괴테’의 말이 생각이 났다.

  “내가 시를 만든 것이 아니다. 시가 나를 만든 것이다.”

  과연 그런 것인가? 맞다. 일련의 시를 보면서 푸르런 그리움, 지난날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시의 싹이 되고 잎이 되어 오늘날의 시화(詩花)가 된 것이다.

  청곡이 애송한다는 ‘수선화에게’시 도입부에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이런 외로움과 아픔에서 시는 쓰는 게 아니고 분명 씌여졌으리라!
 
  청곡은 어릴 때 부터 손으로 모를 심고 모내기를 했다고 한다. 볏짚으로 가마니를 만들기 위해 온 가족이 일을 하고, 소꼴을 베고, 누에도 키우고, 농사일을 하며 가난한 유년기를 보냈다. 청곡의 고등학교 시절 엄니는 정안면에서 읍내 먼 곳까지 버스를 갈아타며 장아찌와 고추장과 김치, 보리쌀을 머리에 이고 어깨에 메고 오셨다. 돌아 갈 때는 모자가 서로 그립고 이별이 서러워 하숙집 문 밖에서 서서 멀리 그림자가 안보일 때 까지 ‘엄니 안녕히 가셔유--’ ‘그려 석아 어여 들어가 공부혀라 잉!‘하며 눈물을 3년 훔치곤 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는 김치와 멸치볶음이 담긴 도시락 두 개를 들고 학교에서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배가 고프게 공부했다. 그런 가난과 어려움이 청곡을 강하게 만들었단다. 그 각고의 인내가 경찰대학에 우수한 점수로 합격시키고 더욱 강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아래는 수필집『사람의 향기를 그리며』에서 처럼 ‘사람이 그립다’라는 주제의 시이다.

외로움을 견디는 것이 힘들다며
저녁노을 비추는 산마루에서
어스름이 밀려올 때까지
같이 있어도 사무치던 사람이 그립다.

훗날, 내 나이 육십에
다시 노년의 생을 준비하는 날
스멀대는 호수에서 물안개를
살포시 걷어내 줄 사람이 그립다.
 
아침 햇살은
아기 얼굴처럼 찬란하고
석양 노을은
노인 머리칼처럼 시리지만

어두운 밤에 뜨는 달빛은
그리운 사람처럼 따듯하다
 - 심은석 시인의 시 ‘사람이 그립다’ 全文

  청곡은 수필집『사람의 향기를 그리며』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산과 들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들풀꽃이 만발한다. 바람이 불면 부는데로 들풀꽃처럼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처럼 출렁출렁인다’ 

  드넓은 세상 다양한 인종의 군락이 모여 모자이크판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들과 산의 자연이라고 한다. 얽히면 얽힌데로 서로 기대고 자라나는 들풀꽃을 보면서 청곡은 사람들의 과도한 명예와 이기를 경계하는 것이다.
 
  청곡의 시에서 처럼 ‘훗날, 내 나이 육십에/ 다시 노년의 생을 준비하는 날/ 스멀대는 호수에서 물안개를/ 살포시 걷어내 줄 사람이 그립다// 자연의 전령사처럼 살포시 걷어내 줄 사람이 그리운 세상에서 우리는 지금 그 처럼 살려고 있다.

  6. 엄니에 대한 슬픈 그리움과 아버지의 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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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주관 전남 장흥군 문학탐방길에서 아들과 오른쪽 배동선 직장동료​

 

  아래는 ‘그리운 엄니’라는 시 이다. 같이 보자.

밤 새워 만든 하얀 꼬마연이
산 넘어 세상에 대한 꿈을 싣고
드넓은 산야(山野)에 걸려있네

빙글 빙글 날아올랐다가
한 눈 파는 사이, 어어라

어구구, 떨어질세라
봉그르, 낚아 채이네

그날
먼 동네에서
우리동네 천렵 온 꼬마 아이들과
논배미 얼음위에 파란 하늘 싣고
자치기, 어쿠 쳐라

뺑이놀이 빙글빙글 돌아라

해가 중천(中天)이면
썰매타기 지쳐가고
갈라진 물 덤벙에 빠져

얼어버린 나일론 양말일랑 매운 모닥불위에
군고구마와 뒤범벅이며
호호, 깔깔 거렸네

이 십리 읍내길 5일장에
늘 방 한 칸
같이 잠든 내 머리를 가로질러

먼 동쪽으로 길 떠나신 울 엄니
왕사탕, 뻥튀기, 꺼먹 고무신 사오시겠지

이제나 저어기
엄니 하얀 망둥 저고리 보일라
남색치마 너울대며 재 넘으실 때

아이들 재잘거림이
저기다, 달림질되네

이젠
흩어진 어린 날은
빛바래 수채화로 가슴에 남아있고
날마다 꿈속에서 

꾸부러진 내 엄니 허연 베적삼이
장바구니 봇짐에 나풀거리면
하이얀 달님, 싯누런 별님이 수놓아

검지못해 하얀 밤을
아이처럼 지채고, 보채며
딱 한 번이라도
사무치는 울 엄닐

시퍼런 꿈속에서라도
만나고 싶다
 ※ 84세로 작고하신 어머님을 기리며
 
- 심은석 시인의 시 ‘그리운 엄니’ 全文

  청곡의 아픈 시이다. ‘그리운 엄니’를 보면서 누구라도 시골에 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아련한 눈물이 아른거릴 것이다. 특히 충청도 방언에서는 어머니를 엄니, 어무이, 아버지는 아부지라고 불렀다. 특히 엄니, 어무이라는 다정한 의성어는 어머니 뱃속에 10개월 동안 모자생물학적(母子生物學的)관계에서 그렇게 불러지는 것 같다.

  위의 시 ‘그리운 엄니’에서 보면 싯귀절 하나하나에서 가슴이 먹먹하다. ‘밤 새워 만든 하얀 꼬마연이/ 산 넘어 세상에 대한 꿈을 싣고/ 드넓은 산야(山野)에 걸려있네//’ 당시에는 연을 많이 띄웠다. 그래서 하얀 연들이 나뭇가지와 초가집 처마에 걸려있곤 했다.

  마을에 해가 중천(中天)에 뜨면 너 나 할 것 없이 개구쟁이들은 썰매타기와 물덤벙에 빠지기도 하고 얼어버린 양말을 매운 모닥불에 말리다가 태우곤 했다. 그러다 군고구마를 먹으며 호호, 깔깔 거렸다. 머리를 잘라 읍내 5일에 간 엄니가 사 오시는 왕사탕, 뻥튀기, 꺼먹고무신을 기다리곤 했다는 청곡의 아련함 유년시절의 모정은 오늘날 정감있는 휴머니즘 시인의 자양분이 되었다.
 
  지난날의 빛바랜 수채화처럼 애닳아 하는 청곡 시인의 눈에는 눈물자욱이 가득하다. 하이얀 달님, 싯누런 별님이 수 놓아 검지못해 하얀 밤을 아이처럼 지새우고, 보채며 딱 한 번이라도 몇 해 전 작고하신 엄니를 보고싶어하는 청곡은 역시 시인이다. 그것도 맘 어린 철부지 시인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동심이요, 어린이라고 했던가!

  아래는 지금은 작고하시고 안계신 고향 공주요양병원에 계신 엄니에게 드리는 편지이다. 이 글을 쓰는 평자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리운 엄니에게 드리는 편지! 5월 어버이날을 앞두고, 충남 공주 노인 전문병원에 홀로 계신 어머니를 찾아뵈었다. 벌써 8년째, 병상에 계신 어머니의 표정없는 눈동자에 가냘픈 손가락, 근육이라곤 찾을 수 없는 넓적다리를 이불에 숨기고, 창밖에 날아다니는 노랑나비를 쫒고 있었다. 지난번 찾아 뵈 올 때는 나를 조금은 알아보시던데, 이젠 알아보시지도 못하신다. 누구냐고 자꾸 묻는 당신의 눈망울을 피할 수 없어 뒤돌아 서 서 눈물을 지었다. 병원에서 퇴원하시기는 어렵다고 하신다. 언젠가 이 세상 마지막 소풍을 병상에서 지내시려나 보다. 1주일에 한 번 뿐인 병원 방문이지만 돌아 올 때면 찡하니 마음이 무겁다. 방문하던 그날도 산 밑 노인병원 정원에 다 그러하신 노인분들이 무표정하게 앉아 계신다. 멍한 눈동자, 흐느적거리는 손짓, 발짓, 뼈마디가 앙상한 애처로운 모습들이 가슴 아프게 한다. 어린시절 닷새에 한 번 열리는 시골 장터에 어머님이 가는 날이면 나는 이제나 저제나 엄마 오실 때만을 기다렸다. 돌아오시는 어머니의 보따리에는 왕사탕도 있고 뻥티기도 있고 약과, 강정도 있었다. 그 달콤한 맛에 시큰거리는 입을 앙 다물고 한나절을 서성인 적도 있다. 그러던 엄니가… 우리 곁을 떠나려고 하신다. 아주 영원히--- 흐흐윽---” (中略)
 
  다음은 끝으로 ‘아버지의 쟁기’라는 시이다.

내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날
아버지는
5일장 대장간에서 쟁기를 사셨다

늙은 조선소나무
한 그루가
쟁기에 끼어져
워이, 워이
두정마지기 온갖 논질에는
쟁기가 있었다

일곱 내리
송아지의 뒷발굽을 채이더니
어느 날
시골집 귀퉁이에
싱싱하던 푸르름엔
붉은 녹을 덧칠하고 있었다

닦고 문지르고
긴 시간의 노동으로
쟁기는 어느 골등품점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심은석 시인의 시 ‘아버지의 쟁기’ 全文

  청곡이 태어난 날. 어버지는 5일장에 가시어 ‘쟁기’를 사오셨다 한다. 당시 쟁기는 농사일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생명의 농기구였다. 그러던 쟁기가  긴 세월의 노동으로 골동품점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린다며 시공의 뛰어넘고 있다.

  쟁기는 출생의 생명을 의미하고 긴 세월 후 골동품점 쟁기는 농촌의 존재감을 상실한 종업(終業)을 의미한다. 청곡은 ‘아버지의 쟁기’라는 시 속에서 과거의 농촌과 지금의 농촌의 시대적 패러다임(Paradigm)이미지레이션 이분논법을 장치하여 시의 특질을 강조하는 메타포(Metaphor)레토릭(Rhetoric)기법을 사용하여 감동을 주고 있다. 

  7. 소박하며 평범함 속 진솔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휴머니즘 시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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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박사 김우영 김애경 부부작가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언제나 우리 곁에서 다정하며 소박한 정서로 살가운 시를 시 쓰는 대전지방경찰청 심은석 총경은 푸른색 그리움으로 신록짙은 이 계절에 수선화로 피어나고 있다.

  오랜 세월 시재(詩材)와 시어(詩語),시력(詩歷)의 절차탁마(切磋琢磨)를 하며 결고운 아련한 시골정경의 시어 배열로 메타포(Metaphor)로 한껏 솜씨있게 뽑아내고 있다.

  엄니에 대한 슬픈 그리움과 아버지의 쟁기를 생각하며 지나간 그리움에 대한 사유(思惟) 하나하나를 연구하고 실험하여 그로부터 공통된 점을 추출하여 하나의 인식에 도달하는 경험주의 전개방식 귀납적방법(歸納的方法)을 취하고 있다.

  한편, 뚜렷한 국가관과 건강한 사회정신은 젊은 약관의 나이에 경찰에 입문하여 30여 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사회가 건강하고 나라가 부강해야 70억 명 전 인류가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이 바로 다정하고 뜨거운 삶을 살아가는『햇살 같은 경찰의 꿈』을 오늘도 꿈꾸는 청곡 심은석 총경이다.

  푸르런 그리움과 사랑 가득한 청곡 시인의 글을 보면서 프랑스의 낭만파 작가인 ‘빅톨 위고’의 말이 생각난다.

  “시란 덕망(德望)의 표현이다. 훌륭한 정신과 훌륭한 시적 재능은 언제나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청곡(靑谷) 심은석’ 시인이자 대전지방경찰청 총경. 그의 소박하며 평범함 삶속에 진솔하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휴머니즘의 시문장은 그의 덕망이고, 내존하는 잠재적 인간형이다.

□ 보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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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경찰서 서장 시절

승진한 경찰관들과 함께

                            
신이시여!


봉사와 질서,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
하늘이 주신 신성한 소명을 늘 생각하여
두려움을 이길 강한 힘을 주소서,

가려하지 않는 곳에 갈 수 있는 용기와
춥고 낮은 곳에서 평생을 다하는 희생으로
폭풍우 눈보라에도 환하게 비추는 등대 되어
고요한 아침을 맞게 하소서,

불의와 폭력을 제압하는 정의를
갈등과 분쟁을 잠재우는 지혜를
아픔과 눈물을 닦아주는 사랑으로
창의와 열정을 충만히 채우게 하소서,

성급하고 편협 되게 판단하지 말고
모든 사람의 주장을 참을성 있게 들으며
나를 신뢰하는 이웃에게 든든한 믿음 주어
온 누리에 푸르른 민중의 지팡이 되게 하소서,

매일 밤 마지막 시간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새벽 첫 동이 터오기 전 집을 나서는
일생동안 부지런히 일하다 삶을 마치면
남아있는 사랑하는 내 가족을 지켜주소서,

흉포한 범죄와 처절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동료의 고귀한 영혼이
처음처럼 영원까지 살아 있도록
우리를 보살펴 주소서,
   - 심은석 시인의 시 ‘어느 경찰관의 기도’ 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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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문학박사 김우영 작가

한글세계화운동연합 대전본부장

대전중구문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