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만난 사람) 해외문단 신사의 품격, 경상북도 고령군 백성일 시인

김우영 2020-05-12 (화) 08:32 3년전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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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중물 시

해 뜨라하면 해 뜨고
달 뜨라하면 달 뜨고
앞산의 나무
단풍 들어라 하면 가을이라
   - 백성일 시인의 시 ‘멈추고 싶은 시간’ 일부(一部)

  1. 배산임수(背山臨水) 신언서판(身言書判) 반가(班家)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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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부터 해외문단에서 신사의 품격 경상북도 고령군의 백성일 시인에 칭찬이 이어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중추 소백산맥의 한 줄기 경상북도 남서부에 위치한 고령군(高靈郡).

  이 지방의 소백산과 낙동강, 대가천(大伽川) 배산임수(背山臨水)를 품은 이상적인 중년신사 백성일 시인. 시문장이 훌륭하고 신사의 매끄러운 품격과 준수한 외모와 귀공자풍으로서 고령군의 삼한시대 대가야(大加耶)반가(班家)의 후예다웠다. 몇 년 전 한국문화교류해외협회 대전의 행사장에서 백성일 시인을 만났는데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신언서판은 중국 당나라 때 관리를 등용하는 시험에서 인물평가의 기준으로 삼았던 관례이다. 몸(體貌), 말씨(言辯), 글씨(筆跡), 판단(文理)의 네 가지를 이르는 말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신언서판을 인용하여 인재를 등용하기도 했다.   이상 네 가지 조건의 신언서판을 미루어 볼 때 귀공자풍의 외모와 신사의 매끄러운 온화한 말씨, 훌륭한 시문장, 절제되고 합리적인 판단력의 신언서판이야말로 대성(大城) 백성일(白成日) 시인의 표본이었다.

  백 시인을 보듬고 키워준 경상북도 고령군은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상남도 합천군, 성주군과 접하고 있다. 아름다운 고령은 소백산맥의 산줄기와 낙동강 본류와 대가천(大伽川)이 흐르는 산자수명(山紫水明) 배산임수(背山臨水)반가의 으뜸 고장이다.

  2. 대가야 1500년 역사적 묵향, 을사사화(乙巳士禍)낙향 500년 반가(班家)의 자양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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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상북도 고령군은 삼한시대 진한의 여담국, 소등붕국 등 여러 부족국가로 형성되었다. 이후 이진아시(伊珍阿豉)왕이 대가야국을 건국하면서 이 지역을 대가야군(大加耶郡)으로 편제되었다. 그 후 신라시대 경덕왕 때 고령군(高靈郡)으로 개칭하고, 경남 진주에 속하게 하였다.

 

  대가야 1500년 역사적 묵향에 이어 시인의 선조는 조선시대 4대 사화(士禍, 선비들의 재앙)의 하나인 대윤과 소윤 을사사화(乙巳士禍)때 고령으로 낙향 500여년 전 부터 살기 시작한 전통적인 반가(班家)였다. 아마도 이러한 전통의 대가야군과 을사사화 반가에 자양분이 신사의 품격 경북 고령의 백 시인을 보듬었으리라!

 

  3. 사업의 번창, 대성 백 시인 시대의 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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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성(大城) 백성일(白成日) 시인은 1947년 고령에서 출생하였다. 뜻한바 있어 인근 대구광역시에 소재한 대구대학교 행정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고령 개진면 회천로 318번지에 주식회사 대성무역을 창업하였다. 이후 사업이 대성(大成)하여 산업발전에 노력한 결과로 노태우 대통령 수출의 탑 수상과 대통령 표창장을 비롯하여 김영삼 대통령 수출의 탑 수상과 대통령 표창장, 신한국인 선정 및 기념패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또한 지난 젊은시절부터 꿈꾸던 시인의 길을 가기 위하여 월간 심상지를 통하여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한국문단에 등단하였다. 문학활동은 충남 보령 작가와문학회, 시산맥회, 경기문창문학회, 대전중구문학회,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경북지회장을 맡고 있다. 그간 문학활동에 대한 공로로 작가와문학상, 중국 도라지해외문학상, 백두산문학상, 한중문화예술교류대상, 경기문창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백성일 시인의 대표적인 시작품 ‘푸른 하늘 아래서’ 문학비가 충남 보령에 올곧게 새겨져 있다. 저서 출간은 시집『멈추고 싶은 시간』『바람이었다』과 종합문예지『해외문화』『대전중구문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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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이 시인은 사업의 번창을 꾀하는 한편, 젊은시절 부터 꿈을 꾸었던 시인으로의 활동이 번성시켜 소담소담한 시가(詩家)를 이루고 있다.

  4. 자연을 시문장에 도입 초자아의 내면화 윤리의 메타포(Metap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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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은
흰 구름 속으로 숨어들고
함박눈이 내린다.
 
마음은 소년이 되어
몸으로 세상을 쓸고 다니며
흘린 낙엽에 생각이 멈추고
쓸고 다니는 바람이었다
 
단풍이 낙엽 되고
마음은 세월을 먹어버리고
푸른 잎의 시절 찾아 헤맨다.
 
내가 낙엽인줄 나만 모른 채
함박눈은 소년의 얼굴을 적시며
이리저리 어제를
쓸고 다니는 바람이었다
   - 백성일 시인의 시 ‘바람이었다’ 전문(全文)

  시인의 시창작 기법은 주변 자연의 자아와 동일성에 대한 초자아(Superego)의 프로이드(Preud) 심리학에 기초한다고 보여진다. 이는 인간의 정신현상이 원초아, 자아, 초자아라는 세 가지 심리구조로 설명될 수 있다. 도덕원리에 따라 움직이고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것으로서 내면화된 도덕적 가치나 윤리의식을 말한다.

  주변환경의 자연을 시문장에 도입하여 초자아의 내면화된 윤리와 비교하며 메타포(Metaphor)로 승화 처리하고 있다. 하늘과 땅, 흰 구름과 함박눈, 마음과 소년, 몸과 세상의 이분법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내가 낙엽인줄 나만 모른 채/ 함박눈은 소년의 얼굴을 적시며/ 이리 저리 어제를/ 쓸고 다니는 바람이었다/’라며 반어법으로 처리하고 있다.
 
산천은 싱그러운 녹음이라
산들바람에 실려 오는
한 올 머리카락

구름 한 줌 없는 푸른 하늘
청춘의 과오에 짓눌려

차마,
눈부시어 시린 눈을 둘 데 없다

티 없이 맑은 하늘
연정(戀情) 이라 써 놓고
쑥스러워 웃음 먹고 돌아서니
바람 속에 실려 온 버들잎 하나

그냥,
설레는 가슴 안고
발아래 머물 뿐
  - 백성일 시인의 시 ‘푸른 하늘 아래서’ 전문(全文)

  위의 시 ‘푸른 하늘 아래서’에서는 산천의 싱그러운 녹음을 목가적(牧歌的)표현으로 노래하고 있다. ‘산들바람에 실려오는/ 한 올 머리카락/ 구름 한 줌 없는 푸른 하늘/ 청춘의 과오에 짓눌려/ 차마/ 눈부시어 시린 눈을 둘 데 없다/’며 찬란한 대자연을 찬미하고 있다. 대성 시인의 시선은 꾸밈없이 평탄하게 자연에 스며있는 이미지를 한껏 이끌어내고 있다.

  또한 ‘티 없이 맑은 하늘/ 연정(戀情)이라 써 놓고/ 쑥스러워 웃음 먹고 돌아서니/ 바람 속에 실려 온 버들잎 하나/ 그냥/ 설레는 가슴 안고/ 발아래 머물 뿐/’ 이라며 시나브로 간결하게 먹점을 찍고 있다.

  시인의 시는 현란하거나 난해하지 않으며 자연이 갖는 생명력과 인간의 내면을 합치시키는 소박한 서정세계를 구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가 가지는 현실적 대용물로서 변환시키며 구성하는 시력(詩歷)은 그간 쌓인 시론과 시학의 깊고 너른 경륜과 내공 소산물이다.

  5. 따뜻한 순정의 정서를 소박하게 끌어올린 훌륭한 시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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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베적삼 우아하게 차려입고
둥근 부채 들고
삼복더위 몸으로 막으며

이마에 포도송이 같은 땀방울이
둥근 부채질에 자맥질 한다
 
모듬내 다리 밑에서
바람들이 동무하여 몰려오고

매미소리 베개 삼아
늙은 아들 코 고는 소리
 
부채질하는 어미는
아주 오랜 예전의
지아비 모습 떠올리며

하나 둘 떨어지는 땀방울이
행여나, 늙은 아들 얼굴에
떨어질세라 조심스럽다
 
어미의 찌든 얼굴이
그새 호박꽃처럼 환하다
   - 백성일 시인의 시 ‘어머니의 부채바람’ 전문(全文)

  고령군 반가고을에 삼베적삼을 우아하게 입고 둥근 부채로 삼복더위 이마에 포도송이 같은 땀방울이 부채질에 자맥질하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선비가정에 풍속도이다. 또한 모듬내 다리 밑에서 바람, 매미소리 베개삼아 늙은 아들 코 고는 소리와 부채질하는 어미는 오랜 지아비 모습 떠올리며 하나 둘 떨어지는 땀방울이 늙은 아들 얼굴에 떨어질세라 조심스럽다. 어미의 찌든 얼굴이 그새 호박꽃처럼 환하다.

  위에서 언급한 초자아의 프로이드 심리학에 연유한다. 인간의 정신현상의 초자아의 도덕원리에 따라 스스로의 행동을 자신이 통제하는 내면화과 도덕적 가치나 윤리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어머니와 아들 혈연관계를 따뜻하게 설정하여 순정한 정서로 소박하게 끌어올린 훌륭한 시문장이다. 
 
이상한 놈이 잠든 사이
머릿속에 느티나무 한 그루 심어 놓았다
아무리 뽑아버리려 해도 안된다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수많은 매미들이 귓구멍으로 들어와
느티나무에 앉아 울기 시작한다

주객이 전도 되었다
상대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다
가만히 들어보면 기호학 같은 슬픈 사연과
아픈 상처가 소리되어 토해낸다

나도 따라 슬프고 우울하고 점점 미쳐간다
슬피 울면서 다가와
그냥 정 붙이며 같이 살자 한다

억장이 무너진다 안방도 빼앗기고
아무리 생각해도 누가 머릿속의
느티나무만 뽑아주면,
 - 백성일 시인의 시 ‘이명(耳鳴)’ 전문(全文)

  시작기법(詩作技法)의 기본적 구성인 비유와 은유의 메타포(Metaphor)로 승화한 시이다. ‘이상한 놈이 잠든 사이/ 머릿속에 느티나무 한 그루 심어 놓았다/ 아무리 뽑아버리려 해도 안된다//’에서 느티나무를 등장시켜 시를 이어간다.

  또한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수많은 매미들이 귓구멍으로 들어와/ 느티나무에 앉아 울기 시작한다//’ 는 반어법의 이치를 델리카시(Delicacy)하게 묘파한다. 이어 ‘주객이 전도 되었다/ 상대의 존재는 안중에도 없다/ 가만히 들어보면 기호학 같은 슬픈 사연과/ 아픈 상처가 소리되어 토해낸다//’에서 영국의 시인 ‘T. S.엘리엇’이 처음 이야기한 개념의 예술 형식으로 정서를 표현하여 객관적 상관물 발견으로 처리한다. 어떤 심상, 상징, 사건 등에 의하여 구현하는 개인감정에 예술적 객관화의 상관물을 잘 보여주는 수작(秀作)의  시문장이다.

  6. 2020년 제8회 영예의 해외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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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은 그간 국내와 중국 등 해외를 다니며 문학활동을 열심히 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0년 6월 한국문화교류해외협회로부터 제8회 영예의 해외문학상을 수상한다.

  백 시인은 당선소감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지지귀귀----지지귀귀---- 이른 아침 새 소리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었다. 그러자 산야의 초록세상으부터 풀잎과 꽃내음이 온몸에 시나브로 적신다. 에머랄드빛 하늘아래 펼쳐진 초록세상은 그야말로 찬란한 아름다운 그림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 좋은 계절에 창살없는 감옥이라니…! 올해 초 부터 갑자기 불어온 ‘코로나19전염병’의 보이지 않는 무서운 힘에 의하여 움츠리고 숨어 지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비참하였다. 답답한 마음 달래며 집필실에서 아침시를 쓰고 있는데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로부터 ‘2020 제8회 시 부분 해외문학상’ 당선통보서를 받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각박하고 답답한 이 현실에 한 줄기 빛과 같은 환한 소식이다. 몸과 마음이 코로나 19에서 탈출한 것 같이 기쁨이 가득하다.”

  대한민국 중추인 소백산맥의 한 줄기 경상북도 고령군(高靈)의 소백산과 낙동강, 대가천(大伽川)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이상적인 기운을 지닌 중년신사 대성 백성일 시인. 시문장이 훌륭하고 신사의 매끄러운 품격과 준수한 외모의 귀공자풍 시인은 배산임수(背山臨水)가 보듬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의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 보듬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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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녘 하늘 붉게
이글거리는 노을
아무도 모르게
한 바가지 퍼 담아
늦은 저녘나절
울타리 물주는 내 님
손톱에 슬쩍 담갔더니
봉숭아 꽃물
붉게 물 들었네
   - 백성일 시인의 시 ‘노을’ 전문(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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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우영 작가

문학박사/ 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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