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재 作. 언어의 꽃씨
[오코리아뉴스=강지혜기자] 공재 진영근 작가는 한 달(10월24일~11월21일)동안 군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군포문화재단의 특별 초대전으로 ‘군포의 숨겨진 보물展’을 연다.
이번 초대전은 군포문화재단이 군포지역 예술가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시민들이 군포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연 기획초대전이다.
▲공재 진영근 작가
그 첫 번째 초대전 주인공이 바로 ‘전각예술가’인 공재(空齋) 진영근 작가다. ‘진공재’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진 공재 진영근 작가가 군포문화예술회관에서 초대전을 통해 45년 동안 조성한 전각 작품 1234점을 선보인다.
문화계 인사는 다른 분야와 달리 지방에 머물며 작품활동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해당 지역민들은 자기집 주변에 어떤 문화계 인사가 사는지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진영근 작가는 16세 때 고향 남원에서 출향해 밥벌이를 위해 길거리에서 도장을 파기 시작했다. 어릴적부터 손재주가 좋았던 그는 독학으로 전각(篆刻) 명인으로 성장했다. 1985년 전각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진 작가는 전각에 이어 서예, 더 나아가 그림까지 독학하며 작품활동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진공재 作. 나의 길
1987년 제3회 경인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을 시작으로 제3회 월간서예 서예대전 우수상, 제3회 대한민국서예대전우수상, 제4회 서예문화상 등을 잇따라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1995년 중국 전각모임 ‘서령인사’의 전각작품평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수상을 차지하며 해외에도 전각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1995년 첫 개인전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위한 찰지인전’을 시작으로 20차례 개인전시회를 열었으며, 원광대와 전주대 등지에 출강하며 ‘전각’을 후학들에게 전하고 있다. <채근담> 1만2611자를 완각했으며 한글 1만6000여 자를 돌에 새겨 한글 폰트 6체 24종을 개발하기도 했다.
자신을 ‘삶류작가’로 칭하고 있는 진 작가는 전각(篆刻)을 넘어 심각(心刻)의 길을 걸으며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진 작가는 “전각은 도장(圖章) 혹은 인장(印章)을 예술화한 것이지 단순히 문자의 형태만을 새김질 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문자미(文字美)의 탐구와 아울러 사람의 정신, 곧 마음(心)을 새기는 것이기에 ‘심각예술(心刻藝術)’이라고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진공재 作. 얼굴
특히 이번 전시에는 누구나 마음에 새기고 담아 둬야 할 덕목을 새긴 채근담(菜根譚)부터 석복(惜福)까지 그의 칼끝에서 내어온 길 45년을 총망라한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금강경>, <부모은중경>, 심각 반야심경, 심각 채근담, 八福이, 12띠 초형, 이은상 선생 조국강산, 광목천에 스민 역사, 심상서화각, 묻지마라, 동경대전 등 돌판에 새긴 수백여 점과 전각, 병풍 등 총1234점이 선보인다.
또한 이번 전시회를 위해 새로 제작한 작품 가운데에는 정민 한양대 교수가 현대인이 귀담아들을 만한 사자성어를 모아 지난 2018년 3월 발간한 <석복(惜福)>을 전각하고 재해석한 글귀도 넣은 100작품도 전시한다.
전시에는 진 작가의 삶과 예술세계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작가가 직접 사용하는 작업 도구도 함께 전시돼 장인정신과 기술 노하우도 엿볼 수 있다. 전시기간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마다 작가와의 대화와 함께 전각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시연행사도 갖고 있다.
진 작가는 “평생 돌(石), 칼(刀), 필(筆), 묵(墨)과 함께 심각(心刻)을 하며 살아가는 이 땅의 서예가요 인가(印家)일 뿐”이라며 “다시 태어나도 돌, 칼, 필, 묵과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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