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문)독특하고 인상 깊은 첫 수업을 받고/ 군인성리더십지도자 1기 이승기

관리자 2019-03-22 (금) 17:33 5년전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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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쇼킹하다.

어느 순간에는 겁이 덜컥 나기도 하면서 괜히 왔나 싶다.

그 만큼 오양심 교수님의 수업은 비수처럼 날카롭다. 독특하고 인상 깊다.

 

수업 시작부터가 낯설다.

먼저 모두 바르게 일어서서 정중하게 인사하고 '행복합시다'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 아닌가? 마치 엄숙한 종교적 예식 같다. 그리고는 시 낭송이다. 운율과 리듬이 없는 아예 글 읽기이다. 자칫 웃어 버릴 뻔……,

그랬으면 수업 분위기 어땠을까? 상상하기도 싫다.

 

첫 시간 (편의상 시간으로 구분한다.)과제 발표다.

아니 숙제라니? 김총회 선생님이 발가락으로 그린 듯 한 추상화 한 점을 들고 나온다.

지난 시간에 공부했던 4차 산업 혁명과 관련한 그림이란다. 즉 2050년 미래의 모습이라나? 뇌에 박힌 칩, 하늘을 나는 잠자리인간, 우주정거장, 무릉도원에서의 공동체생활 등 진지하게 설명을 이어나간다. 오랫동안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무튼 숙제라니 이거 원! 숙제 한지가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이어 첫 시간 덤으로, 오교수님이 '글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함축적으로 설명하신다. 처음 수업에 참가한 학동들에 대한 배려임이 분명하다. 한마디로 글이란 나를 표현하는 것으로, 독자에게 흥미를 주면서도 교훈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글쓴 이 스스로 모범이 되고 거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맞다! 글이란 일기조차도 누군가 볼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잠재적 독자를 배려해야 한다. 그러하기에 글은 지루해서는 안 된다. 글을 통해 무엇인가 좋은 느낌을 갖게 하거나 지식을 얻고 지혜를 터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 째 시간이다.

또 과제 발표다. 그런데 성실한 학동임이 분명한 김총회 선생님만 숙제를 해온 듯하다.

먼저 지난 4강의 소감문과 또 하나의 글 '내 인생의 변곡점'에 대하여 발표를 한다. 이어 오교수님의 평가가 이어진다.

 

와우! 신랄하다.

듣는 사람조차 가슴이 졸아든다.

나 같으면 글을 평가받으면서 여기 태연히 앉아 있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마저 든다.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대로 모범생 김 선생님의 내공은 역시 깊다. 그건 그렇다치고 우리 초짜들이 어디에서 이런 초 절정 고수의 개별 평가를 받을 수 있단 말인가? 흔한 말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바로 그런 시간이다. 그러나 오 교수님이 정말 무섭긴 하다.

 

마지막 시간 '제5강, 칼럼쓰기' 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칼럼(글)을 잘 쓰려면 광범위한 독서와 경륜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책을 통한 지식의 축적은 물론 원숙한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움을 지녀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만의 글이 나올 수 있다. 남의 이야기를 하지 말라. 즉 쓰고자 하는 요건만 말하라. 교학상장(敎學相長)해야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제대로 가르치려면

그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한편의 글은 하나의 사건이어야 한다.

주제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표현은 절제해야 하고 간결하며 정확해야 한다.

칼럼, 논설문, 논술문 등은 대화 글이 없어야 한다. 글 전체 맥락의 주제문이 있고 각 단락별로 소주제문이 있어야 한다. 중복단어나 중언부언은 피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사전을 옆에 둬라. 문단 맨 앞의 접속어는 피하라. 등이다.

 

어느새 세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정신이 번쩍 든다. 수업이 끝나고 즐거운 맛 탐방이다.

마침 좋아하는 갈치조림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가 이어진다.

탁배기 한 사발 들이키고 싶었지만……,

 

수업 중에 익힌 공부다.

가시 많은 선인장, 장미, 아카시아 등의 꽃이 아름답듯이, 가시 많은 고기가 맛이 있단다. 앞에 적은 글은 쉽게 공감할 수는 없지만, 뒤에 것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여수에 가면 가시가 센 금풍선이가 맛있어서 샛서방 고기라고 한단다. 조만간 오양심 교수님의 시에서 만났던 금풍선이 만나러 여수에나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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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시/ 여수의 명물

꼰지발을 딛고 서서 너를 기다리고 있다 아니다 막상 너와 만난다고 한들 너는 언제나 불만이 가득 찬 것 같은 주댕이를 내밀고 있어 꼬라지를 보기만 해도 상처가 되는 왕재수다 꾸마 그리고 예수리여! 산천초목 눈여겨보면 대 명산이 있다고 해서 두루 물물 살피다보면 청룡황룡 된다고 해서 삶은 암탉이 알을 낳을 때까지 왼 신 오른 신 벗어 던지고 뒷발굽으로 우지끈 콧대까지 밟아놓고 세상을 향해 팔다리를 걷어붙인 내가 왜 바다에서 태어난 싸가지라고는 잔생이도 없는 것들과 게 껍닥처럼 등짝에 찰싹 붙어서 살아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구나! 그동안 나에게도 봄은 있었고 가지마다 흠뻑 물이 올랐고 거시기에 파란 싹도 돋아났기에 하는 말이다 가끔씩 내 안에서 파도가 일어나고 천둥과 번개가 내려치고 지진과 해일이 몰려올 때면 나는 어둠 한가운데 퍼질러 앉아 남쪽바다를 향해 꺼이꺼이 슬픔을 쏟아 놓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던 어느 날이었다 힘 있는 놈이라고는 씨가 말라버린 지리멸렬한 잠 속에서 자랑스럽게 턱수염을 휘날리며 꼬리도 세차게 흔들며 당당하고 싱싱하게 나를 향하여 막무가내 돌진하는 놈이 있었다 뼉다구 있는 집안 출신이어서 나를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뼈가 굵고 살이 단단한 그 놈은 맛이 일품이었다 꿈을 깨고 예술에 사는 니가 나냐 나가 니냐

 

샛서방이라고 소문이 자자한 金풍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