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노중하 수필집 '신비의 섬' 작품해설
아름다운 여정, 여행을 통한 송곡 노중하의 수필세계 산책

관리자 2019-01-04 (금) 07:28 5년전 1287  

노중하 수필집 작품해설

아름다운 여정, 여행을 통한 송곡 노중하의 수필세계 산책

 

                                                              김우영 작가(문학박사한국문화해외교류협회 대표)

 

들어가는 시

 

漢拏山 先通

 

雪山赫赫疊枝連

설산이 찬란하게 나뭇가지에 겹겹이 이어졌네

 

見少翠鹿寒颯而

푸르름과 사슴은 보이지 않고 찬바람 소리만 들리네

 

萬重白花圖畵廣

만겁의 하얀꽃이 넓고넓은 그림같구나

 

此身湖遠霧遊仙

이 몸은 저 멀리 백록담 안개와 신선과 놀고 있네

                                                 - 송곡(松谷) 노중하(盧重夏) ‘漢拏山 先通全文

 

   지난 6월 푸르런 바다섬 제주에 머물던 노중하 송곡 수필가가 그의 제2수필집 노중하 시인의 제2시집모란이 필 무렵출간한지가 불과 얼마 전 인데 이번에 다시 수필집신비의 섬 제주라는 제3수필집이 나온다.

 

   연세가 지긋하심에도 불구하고 지칠줄 모르는 문학적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송곡 수필가는 직업이 건축공사장 공사감리사로서 전국을 떠도는 직업이다. 전국을 유랑하는 것이 가정적으로는 외로울지는 모르나 글을 쓰는 작가로서는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과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은 가슴 떨릴 때 해야지 다리 떨릴 때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송곡 수필문장에 펼쳐지신비의 섬 제주를 찾아서

 

   송곡은 1년여 동안 제주에 머물며 틈만나면 각 지역을 돌며 사진을 촬영하고 메모하여 이를 토대로 글을 쓰는 여행작가이다. 그만큼 고른 수필문장이 생경하고 현장감이 살아있어 독자를 압도하고 있다.

 

   송곡의 수필집신비의 섬 제주서두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6년 전 제주시 오라동 아파트공사 현장 감리로 부임하여 등단하기 전 습작한 일부 작품을 신춘문예, 문학지 등에 발표하다 보니 늦깎이로 수필에 등단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아름다운 제주 섬을 다시 찾게 된 것은 하나님의 도움인 것 같다. 서귀포 안덕면 공동주택 공사에 도착하니 고향에 온 듯 낯익은 거리, 야자수 열매 반겨주며 향기로운 감귤 냄새 그윽하게 풍겨 나를 반겨주니 행복이 이런 것이로구나!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 작가가 된 것을 천복으로 생각하고 글 쓰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며 자연을 즐기고 자연과 함께 동행 하여 많은 경험을 쌓아 앉으나 서나 글 생각, 역사의 숨결이 숨 쉬는 옛 선인들의 문화 관광지를 찾아 좋은 글을 쓰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어라!”

 

   제1부 서두에 소개한 서귀포를 아시나요!라는 시이다.

 

   “에메랄드 빛, 푸른 물결 출렁이는/ 언덕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정든 임과 오순도순 살고 싶어// 밀감 꽃 향 내음 맡으며/ 전복을 딸까, 미역을 딸까/ 서방님 건강 보살피는 마음// 낭만이 젖어드는 밤/ 광어 도다리 회 무침/ 소주잔이 춤을 춘다// 송곡의 시 이중섭 거리를 가다全文

 

   짤막한 시심 속에 작가의 가녀린 서정과 낭만을 담아낸 간결한 이중섭 거리를 가다의 메타포(Metaphor)가 수작(秀作)이다.

   “아열대성 기후,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전기료 무서워 에어컨 뒤로하고 선풍기에 의지하여 피곤한 잠을 청하던 날씨도 말복과 견우직녀가 사랑을 속삭이는 칠석을 지나니 땅속 깊은 곳에서 가을 기운이 용트림 치고 있는 듯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8월 셋째 주말 동광리에서 서귀포행 버스에 올라앉아 창밖을 내려다보면 밀감 익어가는 향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해바라기 해님을 향해 웃고 있는 초가을의 풍년을 만끽하고 저물어가는 여름 아쉬워 애처롭게 울고 있는 매미의 울음소리 처량하게 들리고 있었다. 이정표 따라 가다보니 서귀포 매일 올레 시장 맞은편 문화와 예술, 쇼핑의 거리로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주말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고 시민들은 협조 해 달라는 팻말이 있었으나 간혹 무시하는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김상옥 시인 출판기념회 방명록에 이중섭화가가 닭과 게를 그려 놓았다.” (中略)

 

   수필을 잘 쓰는 작가를 일반적으로 풍경화가라고 한다. 보고 느낀 일상을 스케치하듯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그려내어 마치 독자가 그 현장을 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송곡의 수필문장이 유려하지는 않아도 자연스러우며 매끄럽고 소담스럽다. 그만큼 인생 경륜의 깊고 사물과 환경을 헤아릴줄 아는 이이와 물리(物理)에 와 닿았다는 것이다. 남다른 고른 서정성의 배치와 낭만이 서려있는 수필문장 서귀포를 아시나요가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음은 제2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가다의 작품을 감상해보자.

 

   “상쾌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 영글어가는 황금 귤 밭/ 코스모스 울긋불긋/ 손뼉 치며 환영하는 가을 하늘// 들녘의 하얀 메밀 꽃/ 창공을 비행하는 새털구름// 백발머리 휘날리는 민들레/ 마라도 하늘에 휘날린다//

 

   아! 얼마나 시원하며 가지런한가.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낸 듯 바다와 민들레가 보이는 마라도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하다. 이것이 송곡 수필문장의 백미(白眉)이다. 번뜩이는 문재(文才)와 사물과 작가와 합일정신에서 품어내는 문장은 가히 일품이다.

 

   그래서 평자(評者)는 송곡 노중하 시인의 제2시집모란이 필 무렵작품해설에서 서정성과 낭만, 순수자연 대상의 미적승화(美的昇華) 시세계, 시작을 즐기는 송곡 노중하 시인 당해낼 자 뉘련가?’라고 표현을 했다. 이는 상찬(上饌)이 아닌 일반적인 칭찬이었다.

 

   “제주 시외 BUS 터미널에서 대정읍 모슬포 방향 버스에 몸을 싣고 상쾌한 아침의 시원한 공기와 창밖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노랗게 익은 감귤의 황홀함과 만발한 갈대숲 가을들녘의 메밀꽃이 방끗이 웃으며 코스모스 꽃이 울긋불긋하게 피어 가을을 환영하는 듯하였다. 현재 가고 있는 도로는 평화로라 한다. 이 도로는 산업화 시절에는 서부산업도로라 하였고 관광을 유치하는 시절에는 서부관광도로라 하였다.